전문가, 국제 유가 하락 및 美대선 결과 주시 필요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올해 1분기 부진했던 해외건설수주 부문이 회복되고 있다.
중동을 중심으로 대규모 건설 수주에 성공하면서 올해 400억 달러 달성 목표에 청신호가 켜진 것. 일각에서는 국제 유가가 하락국면에 돌입하면서 ‘오일머니’ 기반의 중동 시장과 함께 다른 국가의 다양한 건설 프로젝트의 참여해 수주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3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1~4월 총 해외 건설 수주 규모는 132억615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0%가량 늘었다. 수주건수 역시 증가해 같은 기간 193건에서 5% 증가한 202건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중동(98억353만 달러) △북미·태평양(15억274만 달러) △아시아(12억9718만 달러) △유럽(3억5903만 달러) △중남미 (1억4024만 달러) △아프리카(1억342만 달러) 순이다. 대부분의 수주가 중동 지역에서 발생했다.
특히 지난 4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발주한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가 국내 건설사들에 10조원의 수주액을 안겨다주는 등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 북동쪽 350km에 위치한 기존 파딜리 가스 플랜트를 증설하게 된다.
삼성E&A는 해당 프로젝트 중 패키지 1·4번 공사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수주금액 약 60억 달러로 삼성E&A 창사 이래 최고액이자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주한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GS건설 역시 같은 프로젝트 중 2번 패키지인 황회수처리시설 공사를 수주했다. 계약액은 12억2000만 달러다. 이번 수주를 기점으로 GS건설은 유가 하락으로 소홀했던 해외 플랜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건설사들은 가자지구 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해 영업망을 확대해 국내 주택 시장 침체 극복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해외수주 지원 역시 빛을 발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2022년 말 해외건설 수주지원단을 출범시키며 건설사들 지원사격에 나섰다. 올 2월 지원단은 박상우 국토부 장관을 단장으로 이라크에 방문해 공사비 미납으로 중지됐던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재개를 도모하기도 했다. 아울러 오는 4∼5일 개최되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내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까지 돕는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공개된 외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이 반세기 만에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하면서 쌓은 경험을 아프리카에 제공할 수 있다"며 "특히 인프라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동 지역 같은 경우 금리 영향보다는 국제유가가 첫째고 그 다음으로는 국제 정세에 영향을 받는다”며 “올해 초 지역 분쟁이 심화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해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기업의 수혜가 기대됐지만 최근 다시 하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우리나라 수주액 중 상당수가 미국 제조업 관계사를 통한 것이었는데 올해 미국 대선이 이뤄지는 만큼 그 결과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