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는 것 없는 출마" 우려도···韓-李 독주 가능성 ↑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시간표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이제 시선은 전당대회를 흥행시킬 차기 당권주자 면면에 쏠리고 있다.
여야 모두 현재로선 한동훈·이재명 독주 구도다. 여기에 균열을 낼 수 있어야 전당대회 흥행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다음달 25일, 민주당은 8월 18일 전당대회를 치른다. 4·10 총선 패배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 중인 국민의힘은 여론 분산 등을 고려해 파리 올림픽 개막 하루 전날 새 당대표를 선출한다. 여당과 달리 지도력 공백 사태를 겪지 않은 민주당은 2년의 지도부 임기를 꽉 채우고 차기 지도부를 뽑게 됐다.
여야의 전당대회 일정이 베일을 벗으면서 이제 관심은 '누가 당권주자로 등판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전당대회 흥행을 위해선 유력 주자 외에도 여러 인사들이 출마해 경쟁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유력시 되는 인물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4월 11일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정치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당 안팎에선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등판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최근 한 전 위원장이 SNS를 통한 메시지 빈도를 늘리고 있는 것도 출마를 위한 몸풀기로 보는 시선이 많다.
한 전 위원장과 경쟁할 수 있는 인사로는 원내에선 나경원·윤상현·안철수 의원, 원외에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다만 이들이 '1등 아니면 탈락'인 당대표 선거에 출마해 한 전 위원장과 겨룰지는 미지수다. 최근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 선거 2위를 '부대표'로 앉히는 '2인 지도체제'를 제안한 것도 이들의 출마를 독려하기 위함이란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 총선에서 압승을 이끌며 당내 독보적 위치를 공고히 했다. 민주당 원내가 친명계로 물갈이된 상황에서 이 대표 수준의 지도력을 낼 수 있는 인물이 없다는 것도 이 대표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결과가 정해진 시합은 흥행 참패로 귀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경쟁 필요성은 꾸준히 언급되는 상황이다.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대척점에서 경쟁할 수 있는 인물로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거론된다. 문재인 정부를 상징하는 인물인 임 전 실장은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공관위 결정에 막혀 서울 중구성동구갑 출마가 좌절된 바 있다. 이같은 서사는 '공천 칼바람'을 맞은 비명계를 규합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밖에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등에 업은 추미애 의원도 이 대표와 당권을 두고 겨룰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추 의원은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출마했지만, 우원식 의원에 밀려 낙선한 뒤 되려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당대표직 출마 권유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정치권 인사는 <매일일보>에 "정해진 결과에 흥미를 느낄 사람은 없다"며 "최소한 1대1 구도를 만들어 경쟁 심리를 자극하는 게 흥행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여당 당권주자 중에서 한 위원장 밑에 있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고, 현재 민주당은 이 대표에 반기를 들 상황이 아니다"라며 여야 전당대회가 한동훈·이재명 독주 구도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