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탈모는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고민이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도 탈모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단순히 외모에 대한 관심을 넘어 건강과 자기관리의 일환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탈모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이 가운데, 주요 원인으로 호르몬 변화와 스트레스가 꼽힌다. 특히, 남성형 탈모는 안드로겐, 즉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DHT는 모낭을 축소시켜 모발의 성장을 억제하고 탈모를 야기한다. 여성의 경우임신, 출산, 폐경 등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가 탈모를 촉진할 수 있다. 이밖에, 영양부족, 약물복용, 두피질환 등도 탈모를 불러일으키는 일반적인 원인이 있다.
또한, 탈모는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탈모를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인간 게놈의 전체 지도를 분석하는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법의 발달로 여전히 풀지 못한 미지의 유전자 부분이 많다.
이에 많은 연구자들이 비밀을 풀기 위해 노력을 쏟고 있다. 탈모의 유전적 요인들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탈모의 유전적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탈모에 대한 불안을 줄이고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탈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유도하고, 보다 체계적인 지원과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탈모 유전자를 분석하려면 부모님 가운데 누구를 봐야할까. 한 세대를 걸러서 생각해야 할까. 염색체적 접근으로 생각해봤다.
탈모와 관련된 주요 유전자들은 여러 염색체에 분포돼 있다. 예켠대, X염색체에 위치한 AR(Androgen Receptor) 유전자, 20번 염색체의 EDA2R 유전자, 10번 염색체의 LIPHA와 PAX1 유전자가 탈모와 연관이 있다. 모낭의성장주기, 기능, 구조적 안정성 등에도 관여한다. 이를 더해,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Androgen Receptor는 X 염색체에 위치해 있다. 이제 X 염색체를 조금 더 깊이 살펴보겠다.
남성의 염색체는 46·XY, 여성의 염색체는 46·XX다. 인간은 부모님에게서 1번 염색체부터 22번 염색체까지 각각 하나씩 받는다. 성염색체인 X 염색체와 Y 염색체를 각각 하나씩 받게 된다. 이 경우 여성은 어머니의 X 염색체 1개와 아버지의 X 염색체 1개를 받는다. 남성은 어머니로부터 X 염색체를, 아버지로부터 Y 염색체를 받는다.
여성은 X 염색체가 2개이기 때문에 한 개의 염색체에 이상이 있더라도 다른 X 염색체가 기능을 도와준다. 그러나 남성은 X 염색체에 이상이 있을 경우 이를 보완해줄 X 염색체가 없기 때문에 그대로 발현된다. 이것이 여성형 탈모보다 남성형 탈모가 더 흔한 이유다.
부모님에게서 탈모 유전자를 파악하기 위해선 남성의 경우 어머니의 탈모 경향을 확인하면 된다. 하지만 어머니는 X 염색체가 2개이기 때문에 발현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어머니의 남자 형제(삼촌)를 보면 된다. 삼촌이 없을 시, 할아버지를 보면 된다. 이처럼 안드로겐 수용체가 존재하는 X 염색체를 중점으로 바라본다면, 남성의 경우 어머니로부터 X 염색체를 받기 때문에 어머니쪽 가계의 남성들의 탈모 경향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자신이 탈모에 취약한지를 미리 예측하고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탈모는 더 이상 개인적인 문제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탈모가 증가하면서, 탈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 많은 사람들이 탈모를 단순히 외모 문제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개인의 자존감과 정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역사적으로 미의 기준이 변화하듯, 탈모를 부끄러워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이해와 수용이 필요하다.
탈모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탈모에 대한 이해와 포용이 중요해졌다. 사회적으로도 캠페인과 교육 및 홍보를 통해 사회적 인식 변화에 힘쓰고, 건강보험에서 탈모치료를 포함하도록 정책을 개정하고, 탈모 치료제와 치료법 개발을 위한 연구에 투자하는 방안이다. 또한,탈모로 인해 심리적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상담서비스와 정신건강 지원도 필요해 보인다.
유전학적 접근은 탈모의 원인을 정확히 이해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으로 연구방향은 탈모의 유전적 메커니즘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탈모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탈모에 대한 불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