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년 6개월 전 당직 사퇴' 당권·대권 분리 규정 유지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민의힘이 오는 7월 말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현행 '단일지도체제'와 대선 출마 시 후보가 대선일 1년 6개월 전 당직을 사퇴하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당 대표를 선출하는 경선 규정은 기존 '당원 투표 100%'에서 국민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민심 반영 비율은 20%와 30% 두 안을 초안으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결론낸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여상규 위원장은 이날 특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체제는 개정안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당대회까지 짧은 기간 동안 활동하는 특위에서 결정하지 못했다"며 "새 지도부에서 시간을 갖고 심도 있는 논의로 결정하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말 전당대회에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한다. 그간 특위는 지도체제 변경과 관련해 단일지도체제, 집단지도체제, 절충형지도체제 등을 놓고 논의한 바 있다. 단일지도체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별도로 선출한다. 반면 집단지도체제는 단일 경선에서 최다 득표자가 당 대표 겸 대표최고위원, 차순위 득표자들이 최고위원이 되는 방식이다. 절충형 지도체제는 말 그대로 단일지도체제와 집단지도체제를 융합한 것이다.
앞서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 선거 1위가 당 대표, 2위가 수석 최고위원을 맡는 '2인 지도체제(절충형)'를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에 당선될 가능성을 고려해 친윤(친윤석열)계를 지도부에 넣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도체제를 두고 당내 이견이 적지 않은 만큼 해당 결정을 새 지도부로 넘긴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경선에 출마할 경우 1년 6개월 전 당 대표 등 당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현행 당권·대권 분리 당헌·당규도 유지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당대표 결선투표제도 단일대표체제가 유지되면서 손보지 않기로 했다.
경선 규칙은 기존 '당심 100%'에서 민심 반영 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 전까지 당 대표 선출 시 '당원 투표 70%·국민 여론조사 30%' 룰을 유지했으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친윤(친윤석열)계 주도로 당원 투표 100%로 룰을 변경한 바 있다.
다만 특위 내 이견으로 구체적인 민심 반영 비율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에 특위는 회의 과정에서 압축된 민심 비율 두 안(20%·30%)을 비대위로 최종 결정을 미뤘다.
여 위원장은 "특위 위원 7명 중 3명이 민심 반영 비율 30% 안에, 나머지 4명 중 3명이 20%에 찬성했고, 1명이 중립 입장을 밝혀 3대 3이 됐다"며 "이 결과에 따라 '8(당심) 대 2(민심)안'과 '7(당심) 대 3(민심)안' 두 가지를 각각 반영한 당헌·당규 개정 초안을 비대위에 넘기기로 의결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의결 내용을) 비대위에 넘길 것이고, 비대위도 빠른 결론을 낼 필요가 있다"며 "전당대회 날짜가 7월 23~24일쯤으로 결정되고 있기 때문에 비대위가 지체할 수 없고, 전국위 소집·의결까지 거쳐야 해 상당히 바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