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집값 상승 다른 세상 얘기”… 지역 건설업 끝없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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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집값 상승 다른 세상 얘기”… 지역 건설업 끝없는 추락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4.06.16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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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분양적체 현상 여전… 건설사 부담으로 작용
시평 100위권 지역 중견 건설사 잇달아 법정관리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고 있지만, 지방은 여전히 깊은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미분양이 지속되고 계속해서 오르는 공사비 등으로 인해 수익 창출에 비상이 걸린 중견 건설사들이 하나 둘 무너지고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0%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27일 상승전환 후 1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성동구(0.26%) △광진구(0.15%) △동대문구(0.14%) △서대문구(0.14%) △마포구(0.14%) 등은 전셋값이 오르고 매매가 하락 우려가 줄자 점차 상승거래가 발생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경기도 아파트 값 역시 0.02% 상승하며 점차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다.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선도지구 지정을 앞두고 △과천시(0.38%) △성남 분당구(0.30%) △안양 동안구(0.21%) 등은 재건축 관련 기대감이 돌면서 가격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방은 전북(0.02%)과 충북(0.01%)을 제외한 전 지역이 하락했다. 특히 대구(-0.16%)와 부산(-0.08%) 등 미분양 물량이 다수 발생한 지역은 매물 적체가 좀체 해소되지 않은 되지 않는 양상이다.

또 기존 대비 분양물량이 줄었음에도 새 집을 찾는 이들도 없어 청약경쟁률도 갈수록 추락하는 양상이다. 지난 5월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2만1000만호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 3만호가량이 시장에 나온 이후 2만호의 벽을 쉽게 뚫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3.4대 1로 지난해 평균 10.8대 1 대비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청약 열기가 식으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7만1997호로 전월 대비 7033호 증가했다. 이중 약 80%인 5만7342호가 지방에 위치해 있다.

부산의 경우 전월 대비 41.7%가 늘어난 4566호가 주인을 찾지 못했고, 같은 기간 울산(3159호)과 광주(1721호) 역시 각각 19.7%, 33.8%씩 규모를 키웠다. 건설사들에게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1만2968호인데 80%가량인 1만590호가 지방에 몰렸다.

거래는 물론 분양 시장마저 얼어붙으며 지방 건설사들의 폐업율 역시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폐업 신고를 공고한 종합건설사는 총 263곳이었다. 이는 지난 2011년 285건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76위를 기록한 중견 건사사인 영동건설은 올 1월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최근 광주·전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남양건설 역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밖에도 △새천년종합건설(105위) △선원건설(122위) △동광건설(126위) 등도 잇따라 법인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극심한 업황 부진에 무너지는 지역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당분간 업계의 어려움은 개선되기 힘들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지난 11일 열린 '2024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하반기 건설 수주는 작년보다 10.4% 감소한 170조2000억원, 건설투자는 1.3% 줄어든 302조1000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공사비 상승에 따른 수익률 방어를 위해 각 건설사들의 선별수주 기조가 강해지면서 섣불리 사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적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속되는 고금리에 최근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면서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 및 건설금융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며 건설기업은 유동성 및 재무안정성 관리, 기술 투자를 통한 중장기적 경쟁력 제고 방안 모색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 지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금리가 분양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시스템 구조상 정부 정책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라며 "현재의 공사비 상승 추세와 선별수주 기조대로라면 정부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더라도 주택업에 포트폴리오가 집중된 지역 건설사들은 자연적으로 도태되는 경우가 하반기에도 많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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