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0.5% 기록, 홍콩·태국·뉴질랜드 등보다 높아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국내 GDP 대비 가계대출이 여전히 국내총생산(GDP : Gross Domestic Product) 대비 100%를 상회하고 있다. 미국의 안정적인 고용지표 효과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는 가운데 해당 요소는 한국은행의 골머리를 앓게한다.
25일 국제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기준 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변경했음에도 100.4%에서 100.5%로 오히려 0.01%p 높아졌다. ‘분모’인 명목 GDP 규모가 2236조원에서 2401조원으로 늘어났지만 분자인 가계부채가 더 많이 증가한 것에 기인한다. 해당 수치는 국제금융협회가 조사한 42개 국가(선진국 12개국,신흥국 30개국) 가운데 스위스(126.3%), 호주(109.6%), 캐나다(102.3%) 다음으로 높았다. 홍콩(92.9%)과 태국(92.1%), 뉴질랜드(91.5%), 덴마크(91.1%) 등이 뒤를 이었다. 영국은 78.7%, 미국과 일본은 각각 72.9%, 63.0%로 집계됐다. 국제금융협회 기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를 넘은 가운데 한국은행의 중장기 목표인 ‘100% 이하’ 달성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한은은 작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어설 경우 성장세가 둔화되고 경기침체 발생확률이 증가한다고 분석, 해당 목표를 세웠다. 한은의 1차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 한은은 이달 초 ‘국민계정 2020년 기준년 1차 개편 결과’를 통해 작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3.5%로 기존 수치(100.4%)보다 6.9%p 내려갔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비율이 떨어진 것은 분자인 GDP 규모가 확대된 영향이다. 문제는 가계부채의 핵심인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최근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금리는 2%대까지 내려갔다. 심지어는 금리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되는 인터넷전문은행들보다도 낮아졌다. 가계부채 잔액 역시 지난달부터 상승폭이 커졌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5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6조원 급증, 작년 10월(6조7000억원) 이후 7개월래 가장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누적 증가 규모(14조6000억원)으로 보면 가계대출은 3년 만에 최대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가계대출에 대한 경계심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4일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 만찬사를 통해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이 여전히 주요국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금융안정 측면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