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시장은 계속 커지지만…생존 몸부림 나선 이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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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시장은 계속 커지지만…생존 몸부림 나선 이커머스
  • 민경식 기자
  • 승인 2024.07.09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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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온라인쇼핑 거래액 20조…전년 동월比 7.7%↑
SSG닷컴·11번가·롯데온, 적자탈피 위한 내실 강화 나서
온라인 시장 성장에도 국내 이커머스 업계 고심은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고물가 흐름을 거슬러 온라인 시장 규모가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주름살은 깊어만 가고 있다.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가 주춤한 사이 저조한 수익성에 골머리를 앓으면서 간극을 최대한 좁힐 수 있는 상황을 놓치는 모양새다. 외형성장을 발판으로 재기를 노리기 보다는 내실 강화에 전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9일 통계청 ‘5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조8652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7% 성장했다. 5월 기준 사상 최대 거래액이다. 가정의달을 맞아 식품 소비가 활성화된 데 이어 중소기업·소상공인 할인 행사인 동행축제가 한달 내내 치러져 거래액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상품군 중 음·식료품(16.1%), 여행·교통서비스(11.7%) 등이 전체 거래액 앙등세를 견인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27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기도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에 따르면, 오는 2026년 한국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3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국내 주요 25개 유통업체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8.8% 증가한 16조2600억원으로 기록했다. 오프라인 유통 매출은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영업 악화가 지속되면서 0.9%로 소폭 증가한 반면, 온라인은 가전·문화(1.3%), 식품(26.1%),생활·가정(13.0%), 서비스·기타(55.9%) 등 전 품목에서 상승세를 나타내며 16.5% 올랐다.

동월 전체 주요 유통업체 매출의 온라인 비중 역시 절반 이상인 53.9%로 작년(50.3%)과 비교해도 3.6%포인트 높다.

이처럼 온라인 시장 규모는 불어나는 양상이지만, 주요 업체들은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중장기적인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인력감축, 사옥이전 등을 시행하는 등 내실 효율화 중심의 자구책 마련에 전사적 역량을 응집하고 있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짠물 경영 기조가 한동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SSG닷컴은 △2019년(818억원) △2020년(469억) △2021년(1079억) △2022년(1111억) △2023년(1030억) △올 1분기(139억) 등 적자 수렁에 빠져있다. 몸집 줄이기 차원에서 지난 5일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법인 설립 이래 첫 희망퇴직 단행이다. 대상자는 2022년 7월 1일 이전 입사자로 근속연수별 최소 6개월에서 최대 24개월 치 월 급여 상당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 미취학 아동~대학생 자녀를 위한 특별지원금과 재취업 지원 서비스도 제공한다.

재무적투자자(FI) 주도로 강제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11번가는 2022년부터 매년 줄곧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낳았다. 오는 9월 경기도 광명 유플래닛 타워로 사옥 이전을 한다. 2017년부터 옛 대우그룹 본사였던 서울스퀘어 5개층을 사옥으로 써왔다. 지난해 말과 지난 3월 희망퇴직 신청을 각각 받았다. ‘홈앤카’, ‘티켓 11번가 등 서비스도 문을 닫았다.

롯데온은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내며 난항을 겪고 있다. 누적 적자만 5000억원에 육박한다. 수익 확보에 제동이 걸린 탓에 지난달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2020년 4월 회사 출범 이래 처음이다. 근속 3년 이상 직원이 대상자다. 본사 사옥을 오는 7월 역삼동과 삼성동에 위치한 공유 오피스로 옮겨 비용 절감에 힘을 더한다.

C커머스의 인기가 한풀 꺾인 틈을 타 외형 확대에 고삐를 죄지 못하고 내실 강화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것은 국내 이커머스에게 아쉬운 대목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초저가 판매 전략을 내세운 C커머스는 한국 유통시장을 잠식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려왔지만, 짝퉁 문제, 유해물질 검출,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용자가 줄어드는 현실을 마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이 나날이 확대함에도 경쟁 역시 심화됐기 때문에 외형 키우기 대신 내실 다지기를 통해 기초 체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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