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에 빚투까지...6월 가계대출 6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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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에 빚투까지...6월 가계대출 6조 급증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7.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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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은행 주담대 26.5조 폭증…3년 만에 최대폭 증가
금리하락·정책대출 영향...한은 "가계대출 상방압력 커져"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주택 거래가 늘어나는 가운데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정책자금 대출도 증가하면서 올해 상반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27조원 가까이 불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15조5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원 많았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3월(-1조7000억원) 1년 만에 뒷걸음쳤다가 4월(+5조원) 반등한 뒤 석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 폭도 지난해 10월(+6조7000억원) 이후 7개월 만에 최대였던 5월(+6조원) 수준이 두 달째 유지됐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76조9000억원)이 6조30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7조4000억원)은 3000억원 줄었다. 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6조3000억원)은 작년 8월(+7조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컸고, 올해 상반기 누적 증가 규모(+26조5000억원)는 2021년 상반기(+30조4000억원) 이후 3년 내 최대 기록이다. 원지환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증가 배경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주택 거래 증가, 대출금리 하락, 정책대출 공급 지속 등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며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반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시장이 지역·가격대별로 차별화돼 전체 추세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불확실하다"며 "주택시장 상황, 은행 취급 행태 등을 계속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지난달 4조4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전월(+5조6000억원)보다 많은 6조1000억원 불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1조7000억원 오히려 감소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에서 가계대출이 6조원 늘어난 반면 제2금융권에서는 신용대출(-1조4000억원)을 중심으로 1조6000억원 뒷걸음쳤다. 제2금융권 가운데 상호금융(-1조원)·여신전문금융사(-3000억원)·저축은행(-3000억원)은 줄었고, 보험(+200억원)만 소폭 증가했다. 기업 대출의 경우, 예금은행에서 6월 한 달 5조3000억원(잔액 1296조9000억원) 더 늘었다. 한편 가계대출의 증가세는 주식 빚투(대출로 투자) 수요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5대 은행에서 신용대출이 나흘 만에 1조원 넘게 불어난 데는 지난 2∼3일 진행된 게임업체 '시프트업'의 일반투자자 대상 상장 공모 청약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된다.

이번 공모주 청약에 18조5000억원 이상의 증거금이 몰렸는데, 청약 신청자의 상당수가 은행 신용대출로 자금을 조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공모주뿐 아니라 최근 국내외 증시 활황도 빚투를 자극하고 있다. 코스피는 2900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고 2년 5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증시가 활황을 보이며 투심을 자극했고 월평균 신용융자 잔고(유가증권시장+코스닥)는 지난해 12월 17조4309억원에서 올해 들어 ▲1월 17조9813억원 ▲ 2월 18조629억원 ▲ 3월 19조1034억원 ▲ 4월 19조2870억원 ▲ 5월 19조4387억원 ▲ 6월 20조201억원 ▲ 7월(4일까지) 20조234억원 등으로 계속 불어나는 추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일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명절을 앞둔 자금 수요 등 계절적 요인이 아니라면 주로 대출이자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국내외 주식 투자 수요와 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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