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가계대출 증가세에 당국 부채관리 비상...은행은 속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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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가계대출 증가세에 당국 부채관리 비상...은행은 속도조절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7.17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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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지난달에만 5.3조 급증...주담대 수요 폭발
금융당국 압박에 시중은행들 잇따라 대출금리 올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며 금융당국이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앞에 대출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며 금융당국이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앞에 대출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가계대출이 2개월 연속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비상이 걸렸다. 부랴부랴 현장점검을 실시하는 등 은행권 가계부채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대출 증가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달에만 5조3000억원가량(703조2000억원→708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021년 7월 6조2000억원 증가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가계대출 급증세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이끌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5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각각 전달보다 4조1000억원, 5조4000억원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4조5000억원, 5조7000억원 늘었다. 4월, 5월 은행권·2금융권 신용대출이 3000억원씩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세난과 부동산 회복 기대감 속에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자금 수요가 증가한 점이 주택담보대출 급증으로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 증가세에 속도가 줄어들지 않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지난 3일 금감원은 국내 17개 시중은행의 여신 담당 부행장들을 소집해 가계부채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자산 건전성 관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에서 가계대출을 무리하게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은행권을 압박했다. 또한 지난 15일부터 금감원은 5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 등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관리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서면·현장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현장점검에서 금감원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권은 잇따라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1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변동·혼합형(고정)금리를 0.2%포인트(p)씩 모두 올리기로 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 12일에 이어 오는 24일 가계대출 금리를 추가 인상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또 전세자금대출인 우리전세론 2년 고정금리 상품의 대출 금리도 0.15%p 높이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22일부터 은행채 3년·5년물 기준 금리를 0.05%p 올리기로 했다. 해당 대출 상품은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이다. KB·신한·우리은행 모두 이달 초순 전후로 한 차례 대출금리를 올렸으나 다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는 셈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12일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각각 소폭 인상한 바 있다. KB국민은행도 3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3%p, 11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2%p 높였고, 신한은행 역시 15일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모든 대출 상품 금리를 0.05%p 인상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계속 경쟁적으로 대출 금리를 높이는 것은, 금융당국이 집값 상승과 맞물린 가계대출 증가세를 우려하며 은행권에 적극적인 관리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당국 제동에도 가계대출 증가 분위기는 계속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우선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금리가 낮아지고 있다. 실제 대출 금리 산정에 활용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했다. 지난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04%포인트 하락한 3.52%로 집계됐다. 또한 주담대 고정형 금리의 준거금리로 쓰이는 은행채 5년물의 금리도 지난 12일 3.357%를 기록했다. 이달들어서만 0.133%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여기에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연기 조치로 인해 대출 막차 수요도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 최근 시장금리에 선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9월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을 받으려는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어 증가세가 억제되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당국은 현재 5대 은행과 카카오뱅크 등을 대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 검사를 진행 중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전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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