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오는 조선업계에 '노조 리스크'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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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오는 조선업계에 '노조 리스크' 엄습
  • 서영준 기자
  • 승인 2024.07.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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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슈퍼사이클·트럼프發 반사이익 기대
노조 "호황기에 걸맞는 보상해야" 파업 카드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아네 머스크호‘의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아네 머스크호‘의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모처럼 수주 호황기를 맞은 조선업계에 '노조 리스크'라는 먹구름이 드러섰다. 이익 분배에 불만을 가진 노조들이 파업 카드를 꺼내들면서 자칫 업황 개선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조선사 노조들이 소속된 전국금속노동조합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지난 17일 공동투쟁을 결정, 1차 총파업 일자는 내달 18일로 잡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호황에도 불구하고 사측에서 임금 등 복지 개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공동투쟁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각 회사의 노사간 임금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며 파업권 확보에 나섰다. 노사는 지난달 4일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13차 교섭까지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이 마땅한 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오는 22~24일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과반이 찬성하면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정년연장 65세(임금피크제 폐지) △성과급 산출기준 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지난 10년간 어려운 시기를 견뎌낸 조합원들을 진정한 동반자라고 생각한다면 오랜만에 돌아온 호황기에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사내소식지를 통해 "임단협 갱신을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야 하는 시점에 파업 채비를 갖추는 행보는 아쉽다"며 "모처럼 찾아온 업황 회복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반박했다. 사측은 현재 수주하는 물량이 매출에 반영되려면 1~2년이 걸리기 때문에 급격한 임금 인상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미 파업권을 확보한 한화오션 노조(대우조선지회)는 지난 15일 거제사업장에서 파업을 진행했다. 노조는 한화그룹이 지난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 당시 전체 구성원에게 동종사 수준의 임금 및 복지, 기준 임금 300%에 해당하는 RSU(제한조건부주식) 지급을 약속했으나 해당 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지난해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RSU 지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노조는 추후 임단협 요구 조건이 수용될 때까지 파업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업계에선 두 조선사의 노사 갈등이 하계휴가가 시작되는 7월 말 8월 초까지 마무리 지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선박 제조에 차질이 생기고 선사에 납기 지연금을 배상해야 하는 등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노조리스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사가 대화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 빠른 시일 안에 적절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조선업계는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수주 증가에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더해져 역대급 호황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재집권이 유력해진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 조선업계를 견제할 경우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다만 숙련공 부족과 중국 업체의 추격 등 구조적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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