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조용한 정부… "선제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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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조용한 정부… "선제대응 필요"
  • 김승현 기자
  • 승인 2024.08.0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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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관리체계 느슨해져 예방교육 홍보 필요
전문가 "최악의 경우 가을과 겨울 재유행"
변이 바이러스 등에 의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12월 당시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 중인 의료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변이 바이러스 등에 의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12월 당시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 중인 의료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정부의 코로나19 재확산 선제대응이 미비해 확진자가 늘자 경각심을 환기하기 위한 예방교육 및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신규 입원환자 수는 지난 7월 마지막주 기준 465명으로 한 달 사이 5.1배 늘었다.

코로나19 재확산 기미는 6월부터 감지됐다. 올해 초 800명대로 정점을 찍고 줄어들던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6월 마지막주 63명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7월 초 신규 입원환자 수가 늘어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던 질병청은 세 번째주 들어 그 수가 3배 가까이 늘자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미 해외에서는 올 초부터 코로나19가 번지면서 위험 시그널을 보내고 있었다. 미국의 경우 지난 7월 두 번째주 기준 양성률은 12.6%다. 이는 오미크론 변종 바이러스가 활기치던 지난 2023년과(13%) 비슷한 수치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23년 8월 14%를 넘기며 정점을 찍고 연말에는 13%대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 4% 미만을 유지했으나 6월 들어 급증한 것이다.

미국 내 확진자 수가 급증한 이유로는 KP.2와 KP.3 및 LB.1 등 ‘FLiRT’로 불리는 변이 바이러스가 꼽힌다. 미국 하수도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FLiRT는 지난 2023년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하위 변종으로 그 증상과 계통이 유사하다.

실제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중 변이 바이러스인 KP.3에 걸린 자는 32.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같은 변이 바이러스 일종인 KP.3.1.1(17.7%)과 KP.2.3(12.8%) 및 LB.1(10.5%)과 KP.2(7/6%) 순이다.

대한민국 내 바이러스 검출률은 6월 마지막주 7.4%에서 7월 24.6%로 17.2%P 상승했다. 미국에서 기승을 부린 KP.3 검출률은 지난 6월 12.1%에서 7월 39.8%로 3배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19년 11월 최초 감염 보고 이래 5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며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진 점을 지적했다.

지난 2020년 1월 8일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으로 설정한 뒤 1월 20일 ‘주의’로 올렸다. 1월 27일에는 ‘경계’ 2월 23일에는 ‘심각’으로 격상했다.

3년 6개월이 흐른 지난 2023년 6월 1일 위기 경보 수준은 ‘심각’에서 ‘경계’로 격하됐다. 지난 5월 1일에는 ‘주의’를 건너뛴 채 ‘관심’ 단계로 조정한다. 현재는 코로나19를 ‘일반 호흡기 감염병’으로 분류해 전수감시에 나서지도 않는다.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방역 조치가 완화되자 다시금 감염병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방역조치 완화 후 대면접촉이 증가하고 긴장감이 떨어져 호흡기 감염 발생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진단했다.

고령 환자나 면역저하자 및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코로나19는 여전히 위험한 질병이다. 실제 코로나19 발생 직후 전수감시 기간이던 지난 2020년 1월부터 2020년 8월 사이 확진자 중 사망자 평균 연령은 79.8세다. 전체 사망자 중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93.9%에 달했다.

서울 내 대학병원 관계자는 “오랜 시간이 지나 간과하는 부분이 있는데 고위험군 환자들은 기침이나 발열 등 조금이라도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병원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며 “지난 5월 1일부터 마스크 의무가 해제됐으나 최근 다시금 마스크를 착용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재유행 시기 많은 이가 흩어지는 휴가까지 겹쳐큰 규모로 최악의 경우 가을과 겨울 더 번질 수 있다”며 “해외로 나가거나 피서객이 몰리는 여행지로 가는 이들은 가능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정부는 이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예방 교육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감기 환자가 많아졌는데 리노바이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게 코로나19 감염 환자”라며 “질병관리청 관리 체계가 느슨해진 탓에 한눈에 수치로 파악되지는 않으나, 우리도 재유행이 시작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시간이 흐르자 이를 독감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전히 사망 위험이 큰 감염병”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마스크를 착용하고 백신을 접종하는 등 예방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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