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여름 휴가철 해안가를 덮친 해파리 떼로 인해 피서객들에게 경계령이 발동됐다. 정부와 관련 지자체가 대형 그물망을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개체 수가 급증해 퇴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최근 국내 해안가에 출몰한 종은 해파리 중 덩치가 큰 노무라입깃해파리다. 이 해파리 갓의 지름은 최대 2m에 몸무게는 200kg에 달한다. 약 4000개의 촉수를 갖고 있어 독성이 강하고 쏘이면 붉은 얼룩점과 채찍 자국과 유사한 상흔을 남긴다. 서해와 동중국해를 중심으로 일본과 중국 사이 바다가 주요 서식지다.
최근 지구 온난화와 해수면 온도 상승 등으로 우리나라 해안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동중국해에서 번식한 뒤 남동풍이 불면 조류를 따라 남해로 흘러들어온 뒤 동해로 북상한다. 지난해에는 남동풍이 자주 불지 않아 개체 수가 적었으나 올해는 남동풍이 자주 불고 폭염까지 이어져 빠르게 북상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해파리 피해가 큰 경상북도 집계를 보면, 작년 6건에 불과했던 해파리 쏘임 신고는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856건에 달하고 있다. 하루 평균 20~30건으로, 지자체가 피서객 보호를 위해 주요 해수욕장에 그물망을 설치했으나 실효성은 크지 않은 실정이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휴가철 해안가 피서객이 늘어남에 따라 해파리에 의한 안전사고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절대 호기심으로 해파리를 만져서는 안 되며 만약 해수욕장에서 해파리에 쏘이면 즉시 119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119 신고 후 남아있는 촉수는 핀셋이나 카드로 제거하고 얼음 또는 온찜질로 상처 부위를 진정시켜야 한다”며 “담수나 알코올로 씻어서는 안 되고, 쏘인 부위를 문지르거나 압박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폭염으로 피서객이 몰린 강원도 해안에서도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6월 말 개장한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한 달간 발생한 해파리 쏘임 사고는 196건으로 집계됐다.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된 7월 19일부터 23일 사이 발생한 쏘임 사고만 185건에 이른다.
해파리 쏘임 사고가 늘자 강원 고성군은 피해 방지를 위해 지난 7월 20일부터 양일간 해수욕객 입수 자체를 통제했다. 속초와 삼척은 주요 해수욕장에 그물망을 설치해 해파리가 해안가로 다가서지 못하게 막았다. 강릉시는 해상에 해파리 퇴치를 위한 배를 띄어 포획할 방침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해파리 출몰 시 입수 제한 등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중”이라며 “이번 휴가철이 끝날 때까지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3일 오후 2시 강원과 전라남도 일대에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 단계 특보를 발령한 이후 지난 7일 기준 △부산 △울산 △경남 △경북 △전북 △충남 △제주 등지에 ‘주의’ 단계 특보를 추가 발령한 상태다.
아울러 정부와 지자체는 노무라입깃해파리 수매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개체 수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평균 수명이 1년 안팎인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빠르면 9월 이후 동해안에서 조금씩 사라진 뒤 11월이 지나면 먼바다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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