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압박에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예·적금 금리는 잇따라 내리고 있다. 예금금리는 시장금리 흐름을 따르지만, 대출금리의 경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 속 가산금리를 조정해 연이어 올린 영향이다. 단기간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1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7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 3000억 원 늘었다. 지난 6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 2000억 원이었다.
가계대출 증가분의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에서 나왔다. 지난달 주담대는 5조 4000억 원 늘었다. 주담대 증가분은 6월 6조원 대비 감소하기는 했으나 5월 이후 꾸준히 5조 원 이상 늘고 있다.
최근 주요 은행은 가계대출 속도 조절로 잇따라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주요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이날 기준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는 3.113~5.66%였는데 이는 지난달 12일 2.87~5.67% 대비 하단이 0.3%p 올랐다.
신한은행은 약 한 달 새 대출금리를 다섯차례 인상했다. 당장 오는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및 전세자금대출(전세대)의 금리를 0.3~0.5%포인트(p) 인상한다. 국민은행, 우리은행도 한 달 새 4~5차례 가산금리 조정 형식으로 주담대, 전세대출 등 대출금리를 올렸다.
반면 예금금리는 속속 인하 중이다.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가 하락해 시장흐름을 반영한 결과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9일 기준 3.276%를 기록하며 올해 초 3.7%대 대비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예금금리는 시장 상황을 따르지만, 대출금리는 인위적인 조정을 거치고 있는 셈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5일부터 거치식 예금·적립식 예금 금리를 0.1~0.3%p 인하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일부터 일반정기예금 등 금리를 0.2%p, 신한은행은 지난 2일부터 목돈굴리기 상품 금리를 0.05~0.2%p,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내맘적금 금리를 0.55%p 인하했다.
예금금리 인하 기조 속 '3%대 금리' 막차를 타려던 고객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주요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909조 3403억 원으로 전월 대비 18조 1879억 원(2.0%) 늘었다.
한편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예금은행 수신금리 평균은 3.54%다. 이는 지난해 5월 3.5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3.35~3.40%로 나타났다. 지난달 대비 상단이 0.05%p 내렸다. 이에 따라 추후 예대금리차는 소폭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