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플랫폼 등에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 견인 효자사업
매일일보 = 이미현 기자 |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확산되는 가운데 전기차처럼 배터리(ESS)로 운용되는 국내 통신사, 플랫폼, IT서비스 등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안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날 경우 국민 생활편리에 기반이 된 통신, 메신저, 지도, 쇼핑, 송금(페이), 웹툰, 모빌리티(택시·대리 호출) 등 서비스 이용에 마비가 올뿐더러 해당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공공 및 기업 고객들도 업무에 차질을 빚게 되기 때문이다. 앞서 2022년 겪었던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재현될 수 있는 셈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에 탑재되는 ESS 배터리는 최소 컨테이너 하나 단위로 내부에 7000개 이상의 배터리들로 구성된다. LFP 배터리와 NCM 배터리 등이 사용된다.
데이터센터는 대형 서버들을 한곳에 모아놓은 물리적 공간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기능을 한다. 통신사와 플랫폼, IT서비스 업계는 데이터센터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클라우드 사업이 매출 견인 효자 사업이 되면서,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건립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부산, 양주에, KT(클라우드)는 서울 가산과 경북에, LG유플러스는 파주에 새롭게 건립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데이터센터에 탑재된 배터리가 안전한지 여부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의 시스템 오사용 또는 배터리 이상으로 문제 발생 시 500도 이상의 열과 많은 양의 가연성 가스로 인한 화재로 이어지고 시스템 전소가 돼 많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기차 배터리 화재 중 하나로 중국산(파라시스) 배터리가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데이터센터의 배터리도 중국산, 국내산 등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데이터센터 배터리로 활용되는 ESS의 글로벌 시장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상위권은 CATL, BYD, EVE 등 중국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반면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의 비중은 합산 점유율로 따져도 9% 수준이다.
카카오는 대다수 국내 배터리사인 SK온 배터리를, 삼성SDS는 삼성그룹 계열사 삼성SDI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이외 통신3사와 네이버 등은 배터리 정보에 대해 비공개가 원칙이다. LG유플러스, 네이버 등 관계자들은 “데이터센터 관련 내용은 전략상 노출이 불가능한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3사는 전기차 배터리와 동일하게 데이터센터 배터리에도 화재 안전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배터리사 관계자는 “전기차, ESS 등의 배터리는 셀 단위에서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설계 최적화 통한 열 제어 기술과 모듈팩·쿨링 시스템 개발을 통한 열 전이 방지 솔루션 강화 등을 통해 안전성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 역시 화재를 초기에 막기 위해서 이상을 감지하는 기술과 가연성 가스를 빠르게 외부로 배출해 폭발을 방지하는 기술, 이벤트 셀을 빠르게 냉각해 발화 지속시간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SK온은 분리막을 지그재그 형태로 쌓아 올리는 ‘Z-폴딩’ 공법으로 배터리 셀이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양극과 음극 접촉 가능성을 차단해 화재 발생 위험을 낮추는 기술을 적용 중이다.
정부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재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통신3사와 카카오, 네이버 등 부가통신 사업자와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처음으로 재난관리 의무를 적용받고 있다. 지난 2022년 카카오 판교 데이터센터(SK C&C) 화재 사고를 계기로 개정된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에 따른 것이다. 당시 화재는 발생 8시간 넘어서야 진화됐고, 하루가 넘게 카카오 메신저를 비롯한 다양한 서비서의 먹통 사태로 국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바 있다.
더불어 소방안전 특별관리시설물에 데이터센터를 포함하는 내용의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지난 13일 국회에 제출됐다. 현행법에선 특정소방대상물 중 재난 시 사회·경제적 피해가 큰 시설을 대상으로 소방안전 특별관리를 하도록 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