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수출국 다변화로 韓산업계 '숨통'… 脫중국 드디어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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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수출국 다변화로 韓산업계 '숨통'… 脫중국 드디어 성과
  • 이용 기자
  • 승인 2024.08.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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歐·印·亞 등지서 수출 호조로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 달성
미국, 中企 수출국 1위 등극… 中 무역 의존 탈피 성공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국내 산업계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 다변화 성과 등 경제 성장을 기여하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8월 1~20일까지의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1억2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했다. 이는 10개월 연속 상승세이며, 주요 수출국으로는 중국(16.3%), 미국(18.0%), 유럽연합(18.6%)이다.

과거엔 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았지만, 최근엔 다양한 국가에서의 수출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점에서 산업 체질이 개선됐단 평가가 나온다. 실제 올해 상반기엔 미국과 중국 등 기존 수출 주요국 뿐 아니라 유럽, 인도, 아세안, 중동 세계 각지에서 수출이 확대돼 2018년 이후 최대 규모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상반기 수출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3348억달러라고 전했다. 이는 2018년(+311억달러)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 규모(+231억달러) 흑자다.

그중 대(對)미국 수출은 역대 상반기 중 최대치인 643억달러(+16.8%)를 기록, 2021년부터 4년 연속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현재 외교 관계가 좋지 않은 중국과의 수출도 오히려 전년대비 5.4% 증가해 634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중소기업계 수출이 전반적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경제에 크게 기여했다.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은 571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4.4%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1.6%)부터 플러스로 전환된 이후,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수출플러스를 기록했다. 또 수출에 참여하는 중소기업 수는 전년동기대비 949개사(1.2%) 증가한 총 7만7078개사로 역대 상반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중소기업 수출 일등공신은 역시 화장품이었다. 화장품은 전년대비 30.8% 증가하며 상반기 최고 수출액(33억달러)을 경신했다. 기존 주요 거래국인 미국, 중국 외에도 중동,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수출국을 다변화한 전략이 유효했단 분석이다.

화장품 뿐 아니라 각종 분야 제품군도 미국 외 기타 국가에서 각광 받았다. 반도체 시장 업황 개선에 따라 5위 품목인 반도체제조용장비(19억달러 +14.7%)와 대미 수출호조에 따라 전자응용기기(13억달러, +4.1%) 모두 상반기 최고 수출액을 달성했다.

특히 그간 중소기업계 수출국 1위였던 중국을 제치고 미국이 상반기 선두 수출국으로 등극한 것이 주목할 만한 성과다. 미국에서 화장품(61.5%), 기타기계류(170.1%), 전력용기기(59.3%) 등 품목의 수출이 대폭 증가하면서 역대 상반기 최고 수출액을 기록할 수 있었다.

반면 중국은 화장품, 플라스틱제품 등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액이 감소하면서 2022년 2분기 이후 9분기 연속으로 수출 지표가 감소했다. 대신 2위 국가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증가하며 대중 수출에서 입은 손해를 메우는 추세다.

이외 멕시코, 태국도 중소기업 주요 수출국으로 급부상했다. 멕시코는 인접국 이전(니어쇼어링)에 따른 북미 생산거점으로 부각되며 자동차부품(+4.4%), 금형(87.8%) 등 품목 수출이 두드러졌다. 태국은 K푸드, K뷰티의 인기로 김을 비롯한 해조류(78.2%), 화장품(+14.0%)이 강세를 보였다.

업계에선 이번 수출 성과에 중소벤처기업부의 공이 컸단 평가가 나온다. 중기부는 그동안 내수 시장에 의존하던 중소기업 중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혁신기업과 유망품목을 집중 발굴·육성하는데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2021년 1100억달러를 최초로 돌파한 이후 3년 연속 1100억달러 수출실적을 유지 중이다.

다만 아직 수출 대부분이 미국 등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다는 부분은 문제로 지목된다. 대미국 주요 수출품은 전기차와 배터리인데, 미국 차기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과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은 모두 관련 분야 현지 산업 보호를 예고한 상태다. 미국이 해당 품목 수출을 제한할 경우, 국내 관련 기업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 수출 전문 기업과는 달리 내수 산업은 여전히 불황이 지속되는 점도 문제다. 국내 출판사 관계자는 “경공업계는 값싼 중국 제품과 힘겨운 경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잘 나가는’ 수출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겠지만, 내수 기업도 엄연히 국내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는 산업군이다. 미국처럼 내수 산업이 멸종하지 않도록 보호무역 정책이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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