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BMW그룹코리아가 전 차량에 소화기 비치를 선제적으로 결단했다. 최근 커지고 있는 자동차 화재에 대한 공포감을 해소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읽힌다. 이러한 행보는 업계의 조기 비치와 추가 안전 수단을 유도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BMW그룹코리아는 이달 초부터 출고되는 모든 BMW·미니(MINI) 차량에 자체 제작한 차량용 소화기를 비치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올 12월 개정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 시행에 앞선 적용으로, 국내 수입차 업체 중 가장 빠른 조치로 이목을 끈다. 개정 소방시설법은 5인승 이상 승용차에 대해 소화기 비치를 의무화했다. 현재 7인승 이상 차량에는 소화기 탑재가 의무인 상황이다. 앞서 BMW그룹코리아는 지난달 12일 수입차업계 최초로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정부 권고 시점 이전에 선제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같은 달 22일에는 BMW 전기차 안전 가이드를 제작해 배포했다. 또 BMW그룹코리아가 구축한 전국 모든 전기차 충전소와 134개 공식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에 '소방 키트' 보급을 완료하는 등 고객의 안전과 안심을 도모하는 데 만전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BMW그룹코리아의 이러한 선제 조치는 타 업체들의 안전 조치를 앞당기는 데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BMW가 배터리 제조사 공개에 이어 법 개정 석 달 전부터 소화기 의무 비치를 빠르게 적용하면서 고객 안전에 발 빠르게 움직인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 "업계가 한마음으로 전기차 포비아(공포) 등 화재에 대한 전국민적 우려를 불식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타사들도 후속 조치가 잇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정보 공개의 투명성과 선제적 조치들로 업계 선순환 효과가 기대된다"며 "해당 브랜드의 신뢰도 향상에 따른 판매 증가는 물론 다른 제작사들에 모범 사례로 부각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 다수의 자동차 업체가 소방법 개정에 따른 12월 5인승 이상 소화기 의무 비치뿐 아니라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추가 장치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차량 화재는 배터리뿐 아니라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업계 한 관계자는 "제도 변경과 업계 추세에 맞춰 안전 조치에 대한 사안을 관계 부서와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차량 화재는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소화기 비치 의무화 역시 초기 대응에 일조하기 위함이고, 비치 위치를 트렁크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전기차의 경우 열 폭주 현상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므로 빠른 신고가 중요하고, 전기차 특수성에 기반한 안전장치 개발이 더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BMW그룹코리아의 출고 차량에 설치하는 소화기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의 형식 승인을 받은 자동차 겸용 소화기다. 일반 소화기에 적용하는 일반 성능 검사에 진동, 고온 시험을 추가로 수행해 검증이 완료된 제품이다. 그룹 측은 "특허 기술인 제트 분사 노즐을 적용, 일반 소화기에 비해 분사각이 최대 8배 넓으며 소화 능력도 최대 30% 우수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