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통업계, ‘고령사회’ 속 사라지는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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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유통업계, ‘고령사회’ 속 사라지는 일자리
  • 민경식 기자
  • 승인 2024.09.0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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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총인구 증가 전환에도 내국인·생산연령인구 감소
대형마트·이커머스, 인력조정 넘어 무인화·사옥이전 고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에서 장을 보는 시민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한국의 고령화 시계가 가속이 붙으면서 유통업계 일자리 구조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고물가 여파로 소비 행태가 급변하고 내수 경지 침체하자 인력 줄이기를 넘어 무인화, 사옥이전 등을 통한 비용 효율화에 힘을 더욱 쏟는 모습이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총인구는 5177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8만2000명(0.2%) 늘어났다. 2021년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다 3년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총인구 증가 배경에는 외국인 역할이 주효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입국자 증가, 고용허가제 확대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내국인 수는 2021년 이후 3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4994만명을 기록하며 4년만에 4000만명대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4983만9000명으로 10만명 더 감소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유소년·생산연령인구는 줄고 고령인구는 늘어나는 등 고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3654만6000명(70.6%)으로 전년 대비 14만명 줄었다. 0∼14세 유소년 인구도 24만1000명 줄어든 561만9000명이다. 이와 달리,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46만2000명 늘어난 960만9000명을 기록했다. 1000만명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로 인해 중위 연령은 전년 대비 0.6세 오른 45.7세였다. 유소년 인구 100명당 고령인구를 의미하는 노령화 지수는 171.0명으로 2018년(113.9) 대비 57.1명 상승했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유소년 인구는 15.4명으로 전년 대비 0.6명 줄었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고령인구인 노년 부양비는 26.3명으로 1.4명 증가했다.

고령화를 비롯한 인구 구조적 요인과 고물가, 고금리 등이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비심리가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하면서 내수에 의존하는 국내 유통기업들은 인건비 절감에 고삐를 죄고 있다.

대형마트는 매년 수익성이 저조한 점포를 정리하면서 관련 일자리가 사라지는 추세다. 대형마트 3사의 점포 수는 2019년 6월 407개에서 지난 5월 중순 기준 372개로 35개가 감소했다. 생산가능인구는 물론 지불력을 갖춘 핵심 소비층 감소로 경영활동에 경고등이 켜진 데 따른 결과로 보여진다.

대형마트가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카드는 선택과 집중으로 자동화, 리뉴얼 등을 꾀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계산원 대신 ‘무인 계산대’를 매장에 적용·확대해 운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수년째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도 인력 감축을 넘어 사옥까지 이전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SSG닷컴은 현재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 소재 본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을 공지했는데, 이는 법인 설립 이래 첫 희망퇴직 단행이다.

11번가는 이달 9일부터 광명 신사옥 시대를 본격 연다. 올 상반기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본사 임대계약 만료로 강남구 역삼동 한 건물을 임시 사무실로 쓰다가 광명으로 이전을 결정하게 됐다. 지난해 말과 지난 3월 희망퇴직 신청을 진행해 조직슬림화를 단행했다.

롯데온은 지난 7월 서울 송파 롯데월드타워를 떠나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건물로 본사를 이동시켰다. 지난 6월에는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티메프 사태 직격탄을 맞고 유동성 문제가 현실화되면서 지난달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달분(8월) 임금을 보장하고 유급 휴가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감원 칼바람이 어디까지 불지 관심이 모이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 가속화로 인한 인구변화는 의식주와 밀접해있는 유통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모양새”라며 “더군다나 고물가 장기화 등 내수 경기가 좋지 않은 것도 업계의 매출 및 수요 축소를 부추기고 있어 업황 부진이 가시화된 만큼 관련 일자리가 계속해서 줄진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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