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편의점 계산대(POS)를 통한 현금 인출 서비스 이용 실적이 4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POS기 현금인출 실적은 5197건, 3억1000만원으로 집계됐다.
POS기 현금인출은 일부 편의점에서 물품을 구매하면서 현금을 함께 인출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 2017년 2월 금융감독원 주도로 도입됐다.
소비자가 물품을 구매하면서 함께 현금 인출을 요청하면, 물품 구매 대금과 현금요청액 합계액이 동시에 결제되고 해당 금액이 고객 은행 계좌에서 소매점 은행 계좌로 이체되는 식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이마트24 모든 점포(무인점포 제외)와, CU 일부 점포(ATM 없는 점포 위주)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가 건당 700∼800원으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보다 높은 데다, 편의점에서도 번거롭다는 이유로 현금 인출 서비스 제공을 기피해 실질적으로 사용되는 사례는 적다.
POS기 현금인출 실적은 지난 2019년 이후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실적(5197건, 3억1000만원)은 2019년(2만5500건, 13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약 5분의 1 수준이다.
ATM 이용 실적(1억6700만건, 54조원) 대비로는 각각 0.003%, 0.0006%에 불과했다.
한은에 따르면 POS 현금인출이 부진한 것은 편의점과 소비자의 활용 유인이 크지 않고, 서비스 인지도도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 조사 결과 편의점들은 POS 현금 인출 서비스 제공을 기피하고 있다. 이용 고객이 적은 탓에 수수료의 수익 기여분이 미미하고 현금 결제 감소로 현금 잔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금 도난 우려, 사용법 미숙지도 기피요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홍보 부족에 따른 낮은 인지도, 이용 매장 수 부족, 수수료가 낮은 대체 인출 수단(ATM) 존재, 물품구매 조건, 낮은 인출 한도 등으로 활용 유인이 낮았다.
정태호 의원은 “갈수록 은행 점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주택가나 소도시 도서 지역 주민들이 편의점 ATM기보다 낮은 수수료로 현금을 쉽게 인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말 기준 국내 15개 은행의 ATM 수는 2만7076대로 지난해 말 2만7760대에 비해 684대(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감소 추세는 최근 수년간 지속되어 왔다. 2019년 말 3만6146대였던 ATM 수는 2020년 말 3만3708대, 2021년 말 3만1514대, 2022년 말 2만9321대로 꾸준히 줄어들었다. 이에 은행 지점 폐쇄와 ATM 감소가 진행되면서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과 금융 소외계층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