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앞둔 전초전, 민심 향방에 관심 집중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혁신당 대표가 전남 영광과 곡성에서 열리는 10월 16일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지원 유세에 나섰다.
두 대표는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혁신당을 대표해 군수 후보들을 지원하며 치열한 호남 민심 쟁탈전에 돌입했다. 이번 재보선은 비록 기초단체장을 선출하는 작은 규모의 선거지만, 그 결과는 내년 총선을 앞둔 민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전망이다.
23일, 이재명 대표는 전남 영광을 찾아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와 조상래 곡성군수 후보를 직접 지원했다. 그는 영광터미널시장을 돌며 상인들에게 직접 지지를 호소했고,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또한 혁신당의 성장세를 견제하며 민주당의 텃밭을 사수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이재명 대표는 장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재보궐선거는 이 정권에 국민들이 다시 회초리를 들어 책임을 묻는 선거"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권이 국민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경고를 무시하면 더 엄정한 심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현 정부가 경제, 의료 등 국민 삶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 결과로 이번 선거가 "정권에 대한 회초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가 단순한 기초단체장 선거에 그치지 않고, 내년 총선과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둔 전초전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이번 선거 결과가 민주당의 지도 체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만약 재보선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경우, 이는 민주당 지도부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 발언은 현장에 동행한 최고위원들과 당 지도부가 공감하며 분위기를 긴장감 속으로 몰고 갔다.
반면, 조국 혁신당 대표도 이에 맞서 호남에서 한 달 살이에 돌입하며 영광과 곡성 지역의 유권자들과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조국 대표는 현 민주당 체제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정치적 경쟁을 억압하는 행위가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혁신당의 존재 이유를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정치적 선택지를 존중해야 진정한 민주주의가 살아난다"고 주장하며 민주당과 차별화된 메시지를 던졌다.
조국 혁신당의 지지세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상당히 위협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혁신당은 기존의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며 민심을 흡수하고 있다. 혁신당이 호남에서 지지 기반을 넓히는 데 성공할 경우, 이는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안정적인 의석 확보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대결 구도는 이번 재보선에서 더욱 부각되며, '이재명 대 조국'의 구도로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두 당의 기초단체장 후보 간의 경쟁을 넘어, 야권 내부에서의 세력 다툼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의 장세일 후보와 곡성의 조상래 후보는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선거전에 임하고 있으며, 조국 혁신당의 후보들 역시 지역 내 유권자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과정에서 예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혁신당을 견제했다. 그는 "예산 확보는 국회의원이 함께 나서야 가능하다"며 "무소속이나 소수 정당이 아닌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더 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혁신당이 아직 국회 내 의석을 갖고 있지 못한 현실을 겨냥한 발언으로, 유권자들에게 민주당의 조직적 강점을 어필하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단순히 승리를 넘어서,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내년 총선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주요 공약이었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에너지 고속도로 등의 정책을 통해 호남 지역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했고, 쌀값 안정화 등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기초단체장 선거를 넘어서, 내년 총선을 앞둔 민심의 풍향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치열한 대리전 속에서 과연 어떤 후보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지 주목된다. 양측 모두 총력전을 펼치며 민심의 흐름을 파악하려는 이번 선거 결과가 향후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