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대응도 도마 위… “즉각적 직위해제 조치 필요했다”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광주교사노동조합이 광주시교육청 감사관 채용 비위 사건과 관련해 국회 교육위원회에 국정감사 안건으로 다뤄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의 고교 동창생이 부적절한 절차를 통해 감사관으로 임명된 의혹을 포함하고 있다. 교사노조는 이 사건에 대한 경찰의 부실 수사도 함께 문제 삼으며, 국정감사에서 이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광주교사노조는 25일 성명을 통해 "이정선 교육감의 고교 동창생 감사관 채용 사건을 국정감사 안건으로 채택해줄 것을 국회 교육위원회에 요청할 계획"이라며 "경찰 수사도 미흡한 점이 많아 국정감사를 통해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2022년 8월 광주시교육청 감사관 선발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시교육청 인사 담당 팀장 A씨는 면접 과정에서 ‘감사관은 나이가 든 사람이 좋겠다’는 발언을 하며 평가 점수 변경을 유도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러한 발언의 영향으로, 애초 면접 점수가 낮아 2순위에도 들지 못한 유병길 감사관이 점수가 상향 조정되면서 최종 임용됐다.
문제가 된 점은 유 감사관이 이정선 교육감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알려지면서 채용 과정에서의 부적절한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결국 유 감사관은 임용 7개월 만에 자진 사퇴했다. 감사원은 해당 사건을 조사한 후 시교육청 인사 담당자가 지방공무원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이를 고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인사 담당자는 교육감의 동창생인 유 감사관이 채용되도록 면접 평가 점수를 수정하도록 요구했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 사건과 관련해 A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사노조는 경찰의 수사 방식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명했다. 노조는 "경찰은 교육감의 지시 여부를 철저히 규명하지 않고 미적거리며 사건을 송치하는 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교사노조는 광주시교육청의 대응 또한 문제 삼았다. 노조는 "비리 혐의를 받은 사무관에 대해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온 즉시 직위해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수사 중에도 직위를 유지하게 했다"며 시교육청의 태도를 비판했다. 특히 "교육감의 고교 동창인 감사관 채용 비리가 교육감과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시교육청은 즉각적이고 단호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교사노동조합은 이번 사건을 국정감사에서 다뤄 줄 것을 국회에 요청할 예정이며,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관련 인물을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불러 사건을 명확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또한, 광주경찰의 부실 수사도 함께 국정감사에서 조사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교사노조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국회가 나서야 한다. 교육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