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용 기자 | 국경없는의사회가 최근 공개 서한을 통해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 노보 노디스크, 사노피에 당뇨병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치료제 가격을 인하하고 제네릭 제조업체의 시장진입을 차단하지 않음으로써 전 세계적인 치료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1일 국경없는의사회에 따르면, 현재 일라이 릴리, 노보 노디스크, 사노피는 당뇨병 의약품 시장을 장악, 독점해 원하는 만큼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이로써 전 세계 당뇨병 환자, 특히 인도적 지원 환경과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 저렴한 치료에 대한 접근성은 사실상 차단됐다는 설명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액세스캠페인(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의 크리스타 세푸흐 약사 코디네이터는 "우리는 활동 지역에서 인슐린 펜과 최신 당뇨병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된 상황을 매일 목격하고 있다. 이는 가격이 너무 비쌀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공급이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세푸흐는 "당뇨병 치료제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충분한 이익을 얻었다. 우리 연구에 따르면 인슐린 펜과 신규 당뇨병 치료제의 가격은 천문학적으로 인상됐으며, 당뇨병 환자들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치료에 접근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덧붙였다. 2024년 3월 국경없는의사회가 미국의학협회 저널(JAMA Network)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생산비용과 수익을 고려한 예상 가격('비용 기반 가격')과 인슐린 펜 및 최신 당뇨병 치료제에 대한 제약사들의 실제 폭리 사이의 극명한 차이가 드러났다. 예를 들어, 장기 작용 아날로그 인슐린 펜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98달러, 인도에서 7.88달러, 미국에서 28.40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나, 그 비용 기반 가격은 펜당 1.30달러로 예상된다. 오젬픽과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의약품은 미국에서 거의 40,000%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저중소득국에서는 대부분 이용할 수 없다. 한 달 분량은 월 0.89달러 판매되어도 이익을 남길 수 있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월 115달러, 라트비아에서는 230달러, 미국에서는 353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또 당뇨병 환자를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최신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곳은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뿐이다. 이 기업들이 높은 가격을 부과하는 이유로 부분적으로는 의약품과 이를 전달하는 장치에 대한 특허 독점 때문이며, 이는 제네릭 제조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아 가격 인하의 기회를 차단한다. 제네릭 제약 제조업체 간의 경쟁으로 지난 20년 간 HIV 의약품의 가격이 99% 하락한 사례가 있다. 추가적인 제조업체가 시장에 진입하면,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가 단독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신규 의약품에 대한 글로벌 공급 수요를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히르 만카드 국경없는의사회 미국 글로벌 보건 옹호 및 정책 책임자는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의 생산 비용이 불과 몇 달러에 불과한데도 과도하게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허용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어 “우리는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사노피가 이익보다 사람을 우선시하여 자사의 당뇨병 치료제 가격을 낮추고,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제조업체가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여 당뇨병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충분한 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