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 '1박 2일' 거리두던 한동훈 본격 참전
10·16 재보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가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안 되면 끌어내려야 한다”고 탄핵을 시사하며 정권 심판 여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재보선에 그간 거리를 둔 듯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재보선 최대 관심 지역으로 부상한 부산 금정구 유세에 나서며 연일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4개 기초단체장을 뽑는 미니 선거지만 여야 양당 지도부가 사활을 걸고 맞붙는 분위기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은 연일 이재명 대표에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여의도 대통령 행세를 하는 이재명 대표의 탄핵 공세가 끝을 모르고 폭주 중"이라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10·16 재보선 유세 중 대통령을 끌어내리자? 11월 이 대표의 허위사실 공표, 위증교사 범죄 선고 시기가 다가오니 야권의 탄핵 총공세가 더 거세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일종 의원도 "'징치'에 앞서 본인에 대한 징벌이 먼저"라며 "검·판사 탄핵, 재판 지연은 그만하시고 본인 재판이나 성실히 받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전날 부산 금정구 유세에서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구호를 앞장세우면서 이 선거 판을 정쟁으로 물들이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를 비판했다. 한 대표는 "지금 나온 야당 후보 대표가 누구냐. 형사 피고인 이재명, 조국이 이끄는 당"이라며 "이런 범죄자가 이끄는 당에 승리를 줘서야 금정구 자존심이 서겠느냐"고 호소했다.
이재명 대표는 최근 인천 강화 유세 중 "일을 제대로 못 하면 혼을 내 선거에서 바꾸고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만큼 심각하다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고 대의정치"라고 성토했다. 그는 "말 해도 안 되면 징치해야 하고, 징치해도 안 되면 끌어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야권 내 윤 대통령 탄핵 추진과 맥락을 함께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총선의 전초전이 된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처럼 정권 심판 여론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이번 재보선은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영광·곡성군수를 뽑는 선거다. 부산 금정과 인천 강화가 국민의힘, 전남 영광과 곡성이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만큼 양당이 무난히 해당 지역 기초단체장을 나눠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남 영광·곡성에서 조국혁신당과 강력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민주당과 혁신당이 단일화 논의에 불을 지피면서 단일 후보 출마 시 부산 금정에서 접전이 예상된다는 국민의힘 내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강화의 경우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가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국민의힘을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 확산된 가운데 의료대란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자칫 부산 금정, 인천 강화 중 한 곳이라도 야권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동훈 대표의 리더십은 물론 대통령실의 체면도 크게 훼손될 수 있는 분위기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부산 금정구에서 이틀째 유세를 이어가면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중앙정치에서 해온 정치적 야합을 위해 단일화쇼를 하려 한다"며 "중앙의 정쟁을 끌어들이는 선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와 함께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