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사고와 공동도급 등 현행 제도 논란 지속적으로 발생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승강기업계가 지속되는 악순환을 타개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승강기업계의 제도 개선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유지관리비로 기업들이 심각한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인력 감축까지 이뤄지는 실정이다. 중대사고와 관련된 법령의 허점이 드러난 만큼, 기업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체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 승강기 평균 유지관리비는 시장 규모가 10% 수준인 홍콩보다 10배 이상 낮다. 홍콩의 대당 승강기 평균 유지관리비는 4751~5430 홍콩달러(약 76만9000원~87만8000원)다. 규모와 별개로 각 기업들의 평균적인 수령액이 적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사례다.
대한승강기협회(KOLA)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서 국내 공동주택 승강기의 유지관리비 낙찰현황을 조사한 결과, 경쟁입찰과 수의계약의 3개년도 평균 유지관리비가 표준유지관리비의 약 45.5% 수준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수령해야 하는 액수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그간 정부에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매년 공표하는 표준유지관리비의 최소 70%가 보장돼야 승강기 안전이 담보될 수 있다고 건의했다. 하지만 정부는 해당 제도를 개선하지 않았다. 유지관리업체들은 경영난과 품질 저하 등으로 기존 2인 1조 점검 의무도 준수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유지관리업체 선정방식을 최저낙찰제에서 적격심사제로의 변경도 요청했지만, 변화는 없었다. 경쟁입찰에서 적격심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53.9%로 46.1%인 최저낙찰제보다 많았다. 적격심사에서도 최저가 낙찰이 67.5%에 달해 업체들이 기술력과 고급기술자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앞서 중대사고 규정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대사고에서 가장 예민한 부분은 고의성과 기왕증이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도 재해자의 고의나 범죄행위로 유발된 산업재해는 인정하지 않고 있는 반면, 승강기 안전관리법에는 안정장치의 정상작동 여부도 고려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사고 원인 조사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현재 승강기 관련 사고가 발생했을 때, 조사에 앞서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 과실 여부는 존재하지 않고, 피해자의 치료 기간으로 중대사고 여부를 결정한다. 유지관리업체의 꾸준한 안전점검 등이 이뤄져도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KOLA가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승강기산업 진흥법 외에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은 부족한 실정이다.
KOLA 관계자는 “승강기 유지관리비 현실화 이외에도 수년간 승강기 업계 내 한 목소리로 외쳤던 중대한 사고 및 고장에 대한 개념(범위) 조정, 공동도급 유지관리 대수 제한 규정 및 공동도급 시 기술인력 산정기준 개선과 관련한 승강기 안전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이 조속히 실현돼야 한다”며 “행정안전부 및 관계기관과 계속해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대한 사고 및 고장에 대한 개념(범위) 조정, 공동도급 유지관리 대수 제한 규정 및 공동도급 시 기술인력 산정기준 개선과 현안은 수년째 정부와 업계가 논의 중인 사항이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결론이 없었다”면서 “KOLA가 지난 8월 연구용역, 정책제안 설명회 등을 추진해 개정에 힘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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