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서민을 위한 주택구입용 정책대출인 ‘디딤돌 대출’에 대한 기습 규제가 강화되자 실수요자들의 항의가 빗발친 가운데 정부는 해당 대출 규제 조치를 잠정 유예키로 했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이날 디딤돌 대출을 수탁 운영하는 은행 등에 21일 시행 예정이던 디딤돌 대출 한도 축소 등 규제를 잠정 유예하도록 요청했다.
디딤돌 대출은 주택가액 5억원 이하 집을 대상으로 최대 2억5000만원(신혼가구 및 2자녀 이상 가구는 4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한도 내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의 최대 70%(생애최초구입은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최근 국토부는 금융위원회 회의 이후 주택기금을 관리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금융권에 디딤돌 대출 요건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은 오는 14일부터 구입자금 보증 제한, 후취담보 대출 제한, 대출희망일 제한 등을 대출에 적용했다.
다른 은행들도 국토부의 협조 공문을 바탕으로 21일부터 ▲소액임자보증금 필수 적용, ▲생애 최초 주택구입시에도 담보인정비율(LTV) 동일 적용, ▲준공 전 신축아파트에 대한 대출 제한 등 디딤돌대출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었다.
소액임차보증금 이른바 '방 공제'를 필수 적용할 경우 일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대출 가능 금액에서 세입자를 위한 최우선변제금액인 소액임차보증금만큼을 빼기 때문에 대출 가능 금액이 수천만원씩 줄게 된다.
이 같은 정부 방침이 알려지자 디딤돌대출로 주택 중도금과 잔금을 치르려던 수요자들은 “서민은 새 아파트에 살지 말라는 것”이라며 매서운 비판을 이어갔다. 국토부도 지난 18일 디딤돌 대출 취급 제한 조치 유예를 결정했다.
은행권에서 디딤돌 대출 규제 강화에 나선 KB국민은행도 ‘백기’를 들었다. 우선 지난 17일부터 시행한 해당 대출 제한 조치를 21일로 미뤘다. 그동안 보류된 대출도 접수받기로 했다.
한편, 국토부는 오는 24일 열리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 디딤돌 대출 규제 관련 추가 대책을 보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