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광호 기자 | “상가를 임차해 운영하던 중 갑자기 건물이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보증금도 문제지만 권리금도 지킬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새 건물주가 된 경매 낙찰자가 권리금을 인정해줄까요?”
상가 임대차에서 세입자가 임차한 건물이 부동산 경매에 들어가면, 세입자들은 권리금과 보증금 문제로 막막함을 느낀다. 전문가들은 세입자가 부동산 경매로도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한다.
18일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유튜브 채널 ‘법도TV’를 통해 “상가 임대차에서 권리금 회수는 세입자뿐 아니라 건물주도 지켜야 할 중요한 의무 중 하나”라며 “만약 건물주가 경매로 사라질 경우에도 세입자의 권리금 회수 기회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 건물주가 될 경매 낙찰자에게 신규 세입자를 주선하면 권리금 거래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권리금이란 영업에 필요한 신용, 거래처, 노하우, 그리고 상가의 위치 등에서 발생하는 금전적 가치를 의미한다. 2015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임법) 개정으로 세입자의 권리금이 법적으로 보호받게 됐다.
상임법에 따르면, 세입자는 계약 종료 6개월 전부터 계약 종료 시점까지 신규 세입자를 건물주에게 주선할 수 있으며, 건물주는 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경매로 기존 건물주가 사라지면 권리금 거래를 보장할 사람이 없어질 수 있다. 하지만 엄 변호사는 “새 건물주가 된 낙찰자가 기존 건물주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기 때문에, 세입자는 여전히 권리금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만약 낙찰자가 세입자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법적으로 낙찰자는 임대인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기 때문에, 세입자의 권리금을 방해하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세입자는 이 경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통해 권리금을 청구할 수 있다. 손해배상청구소송이란, 세입자가 건물주의 방해로 인해 권리금 회수 기회를 놓쳤을 때,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배상받기 위한 소송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경매 절차가 진행되기 전, 조기에 계약을 해지하고 신규 세입자를 주선하는 것이다. 엄 변호사는 "건물주의 부채로 인해 경매가 진행되거나 부동산 경매 절차가 시작된 경우, 세입자는 정당한 사유로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신규 세입자를 주선해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법적으로 문제를 피하려면 반드시 건물주에게 신규 세입자를 주선해야 한다.
한편, 건물주가 사망했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건물주가 갑작스럽게 사망해 부동산을 상속받을 상속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세입자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엄 변호사는 “상속 절차가 완료되면 상속인이 건물주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기 때문에, 세입자는 그 상속인을 상대로 신규 세입자를 주선하고 권리금 거래를 이어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상속 절차가 오래 걸리는 경우라면, 계약을 갱신해 시간을 벌고 추후 대응 방법을 준비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