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 중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31일 새벽 전라남도 여수 앞바다에서 외국적 대형 화물선 바닥을 청소하던 민간잠수부가 수중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21분경 여수시 오동도 북동쪽 1.8㎞ 지점에서 30대 남성 민간잠수부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동료 잠수부들과 함께 2만 9000톤급 외국 선박 A호의 밑바닥 해수흡입구를 청소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B씨는 작업 중 갑자기 실종되었고, 동료들은 이를 즉시 보고해 해경이 구조 수색을 시작했다. 그러나 B씨는 작업을 맡았던 선체 해수흡입구 인근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되었다. 해수흡입구는 선박 내부로 바닷물을 빨아들이는 구조물로, 대형 선박의 경우 강한 흡입력이 작용해 작업자들이 미끄러지거나 빨려 들어갈 위험이 있다. 이번 사고에서도 B씨가 청소 작업 중 예기치 못하게 해수흡입구 쪽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민간 잠수부들의 해양 작업은 구조적 특성상 위험이 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선박 하부 청소 작업은 시야가 제한되는 수중 환경에서 이루어지며, 잠수부들은 강한 흡입력이나 갑작스러운 물의 흐름에 대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B씨 역시 작업 전 이 같은 잠수 위험성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으나, 사고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여수해경은 B씨의 사망 원인이 해수흡입구 흡입력과 관련된 것인지 조사하기 위해 관계자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고 당시 선박의 상태, 장비 운용 기록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한, 사고 선박의 관리업체와 잠수 작업을 발주한 측에 대해서도 안전 관리와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해경은 조사를 통해 선박의 해수흡입구가 과도한 흡입력을 발휘했는지, 작업 당시 잠수부 보호장비가 제대로 갖추어졌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잠수 작업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추가적인 지침이나 규제가 마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수해경 관계자는 “선박의 해수흡입구 인근에서 작업하는 경우 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에 면밀한 수사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사고를 통해 유사한 잠수 작업에서 잠수부들의 안전을 강화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B씨의 시신은 현재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유족에게는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해경은 사고 경위가 완전히 파악될 때까지 유족을 보호하며 가능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