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한인들, 임시정부 중심 독립운동 결집
전남대 연구팀, 독립운동 지지 명단·기록 공개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재기 교수 연구팀이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던 한인들이 결성한 단체가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지지하며 분열된 한인 단체들을 통합하려 했다는 새로운 역사적 자료를 발굴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여 년간 광주학생독립운동의 해외 확산을 연구해왔으며, 이번 조사에서 하와이와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행된 대한인국민회 기관지인 ‘신한민보’ 1930년 3월 13일자 기사와 하와이한인협회가 발행한 ‘공보 5호’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1930년 1월 13일, 하와이 오아후섬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 소식이 전해지자 한인 사회의 독립운동 지지가 점차 결집하기 시작했다. 초기 29명이 모여 상하이 임시정부 중심의 단결을 목표로 발기인 회의를 열었고, 이후 참여 인원은 80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하와이한인협회는 이를 계기로 ‘민족주의 지향과 대한독립운동 추진’을 1대 주의로 삼고, 임시정부 집중과 최후의 1인까지 투쟁, 상해의 한국독립당 통일을 명시한 3대 정강을 수립했다.
김 교수는 “당시 하와이 한인 사회는 독립운동 목표와 노선에 따라 이승만의 대한인동지회, 박용만의 조선독립단, 대한인국민회의 계승 단체인 하와이교민단 등으로 분열돼 있었다”며 “광주학생독립운동 지지에 대한 결집은 여러 단체가 협력하게 된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하와이한인협회가 통합에 기여한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상징적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며, 이를 통해 해외 한인 사회의 독립운동이 재점화된 사실에 주목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또한 하와이한인협회와 관련해 신한민보에 기록된 회원 명단을 토대로 참가자들의 사진, 고향, 독립 유공자 서훈 여부 등을 정리한 자료를 제작해 당시 참여자들의 배경을 세밀히 분석했다.
이 연구는 김 교수가 작년부터 하와이 현지에서 체류하며 발굴한 자료에 근거한 것으로, 그는 “기미년 3·1 운동 이후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제2차 독립운동으로 평가한 신한민보 기사를 통해 그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