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국회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정책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언즈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경제이슈 정기여론조사 결과 금투세에 대해 ‘2~4년 유예 후 재논의해야 한다’는 응답이 42.4%,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30.3%를 기록했다.
'내년에 시행해야 한다'는 응답은 22.6%를 기록했다. '잘 모르겠다'는 4.7%였다. 금투세를 유예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72.7%에 달한 셈이다.
이는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600명 대상 휴대전화웹 조사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0%포인트(P)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9월 27∼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702명에게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금투세 유예론자와 폐지론자는 각각 23.5%, 28.4%로 조사 대상의 절반 이상인 51.9%가 시행에 반대했다.
해당 조사는 SK텔레콤 고객 대상 셀 가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7%P다.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금투세 시행에 대한 반대 의견이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런데도 금투세 유예 또는 폐지 칼자루를 쥔 민주당의 태도는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달 30일 금투세 시행을 전제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오는 2025년 금투세 시행을 전제로 기본 공제액을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고 이월 공제 기간을 2배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국정감사 종료 후 금투세 도입 문제에 대한 당론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사흘 만에 법안이 발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민주당 내부에서 이견 조율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금투세 관련 결정은 지난달 4일 의원총회를 통해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위임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사실상 금투세 폐지에 가까운 유예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하고 있으나 이 대표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당론을 발표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이달 있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2차 회담에서 국힘의 '김건희 특검' 수용을 끌어내기 위해 '금투세 폐지 찬성'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2차 회담 일정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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