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지난달 ‘서민급전’으로 분류되는 2금융권 신용대출과 카드론‧현금서비스‧보험약관대출 등이 1조5000억원 이상 폭증한 것으로 추산됐다.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줄이면서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데다가 경기 악화 등으로 서민·취약계층의 급전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에 11월과 12월 대출목표치 제출을 요구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설 계획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캐피탈사에서 카드론‧현금서비스‧신용대출 이 9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카드론‧현금서비스‧신용대출 등으로 구성되는 카드·캐피탈사의 가계대출은 7월 8000억원, 8월 7000억원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 증가폭을 더욱 확대했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은 지난달 4000억원 늘어나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보험약관대출은 지난달 3000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보험 해지 환급금의 범위에서 대출받는 상품이다. 경기 침체에 자금줄이 막힌 가입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불황형 대출로 꼽힌다.
2금융권 신용대출과 카드대출‧약관대출 등 기타대출이 1조50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은 카카오뱅크 등의 공모주 청약이 있었던 지난 2021년 7월 3조3000원 이후 3년3개월만에 처음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금융권에서 공급된 신용대출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서 적정 규모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속도 조절을 위해 카드·캐피탈사를 위주로 11월과 12월에 대출 목표치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규모를 줄인 데다 수익을 내기 힘들어진 카드·캐피탈사가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선 영향도 있지만, 경기 악화로 어려워진 서민·취약계층의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서민·취약계층의 급전대출을 과도하게 조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부동산 쪽 대출은 좀 줄이더라도 서민취약계층의 긴급자금 등 대출은 소득 기준 내에서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번주 새마을금고와 농협중앙회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착수할 계획이다. 특히 대규모 입주 단지 잔금대출 관리 강화 방안을 집중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