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패션 대기업, 3Q 수익·덩치 모두 하락
겨울 의류 강화, 해외 진출, 다각화 등 꾀해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패션업계가 위기 극복을 위한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역대급 반사이익을 누렸지만, 엔데믹 전환 이후 경기 불황이 지속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패션 대기업의 3분기 실적이 일제히 악화됐다. 코오롱FnC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5% 커졌다. 동기간 매출은 2305억원으로 전년 대비 7% 떨어졌다.
한섬은 3분기 영업이익이 6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4% 감소했다. 동기간 매출은 3142억원으로 3% 축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분기 영업이익 21억원, 매출 29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65.4%, 6.3% 각각 하락한 수치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이 210억원으로 36.4% 쪼그라들었다. 동기간 매출은 4330억원으로 5% 줄었다.
이들의 실적 악화는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 함께 고온현상으로 인한 계절적 변수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하늘길이 막힌 상황에서 보복소비 영향으로 패션 수요가 급증하면서 특수를 누렸지만, 기저효과가 걷히면서 경영 부담이 이미 커졌다.
문제는 하반에도 영업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의복을 비롯한 준내구재 판매액지수는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하락세다.
이에 패션 업체들은 겨울 의류 강화, 해외 진출 확대, 미래 먹거리 창출 등을 통해 실적 반등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한다. 특히, 올겨울 매서운 한파 예고에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마진이 높은 겨울 의류 판매 호조 여부가 한해 매출을 좌우하는 만큼 월동 채비를 갖추는 모습이다.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프렌치 컨템포러리 브랜드 ‘이로 맨즈’는 겨울 아우터 컬렉션을 선보이고 씨엔블루 강민혁과 함께한 화보를 공개했다. 시어링 재킷, 캐시미어 코트류 등 다양한 외투를 내세운다. 코오롱은 미국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의 중국 및 일본 판권을 따내고 아시아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아미’, ‘메종키츠네’, ‘스튜디오 니콜슨’, ‘가니’, ‘자크뮈스’, ‘르메르’ 등 신명품과 효자 브랜드로 떠오르는 ‘에잇세컨즈’를 앞세우고 있다. 특히, 에잇세컨즈는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추진한 사업으로 고물가 시대 합리적인 가격대 상품으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뷰티 사업 역량을 높이는 기업들도 있다. 뷰티는 패션 사업과 시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재고 관리가 수월하고 마진도 높은 편에 속한다.
한섬은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의 중국·동남아 면세점 등 해외 진출에 노력하고 신제품 개발을 통해 차별화에 나선다. 생산·유통 계열사와 손잡고 신규 뷰티 브랜드를 내놓는 것도 숙의하고 있다.
LF는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를 정점으로 뷰티 사업을 키우고 있다. ‘아떼’는 2019년 10월 론칭한 LF의 화장품 브랜드다. 100% 비건 뷰티의 실천을 통해 ‘컨템포러리 비건 뷰티’를 추구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영뷰티 비건 브랜드 ‘어뮤즈’ 인수를 매듭짓고 뷰티 사업 라인업을 확대했다. 올 4분기 실적부터 연결될 어뮤즈는 3분기 누계 매출이 42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368억원)을 상회했다. 이밖에 비디비치는 시장 트렌드에 입각해 리브랜딩을 실시하고 있다. 스위스퍼펙션과 뽀아레는 아시아 및 북미 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는 유통업계의 통상적 성수기로 불리지만 경기 침체로 힘든 경영 환경이 전개되고 있어 역대급 한파로 인한 겨울 옷 판매 호황을 거두더라도 마냥 안심할 수 없고 다각화 등 또다른 수익 모델 발굴까지 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