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 구간 배달비 소폭 상승, 영세업자 부담 낮춰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국내 외식업 폐업률이 높아지는 등 내수 침체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커진 가운데, 최근 발표된 배달앱 차등수수료 방식이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배달음식 가격이 오히려 오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달앱 상생협의체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중개수수료를 현행 9.8%에서 거래액 기준 2.0~7.8%로 낮추는 차등수수료 방식을 도입하는 상생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거래액 상위 0~35%는 7.8%, 중위 35~80%는 6.8%, 하위 80~100%는 2.0%를 적용한다. 배달비는 총 4개 구간으로 나눠 1900원~3400원을 적용하게 된다. 수수료율은 기존보다 최대 7.8%포인트(p), 최소 2.0%포인트 낮아지는 셈이다. 최상위 구간에선 배달비가 500원 오른다.
내수 침체가 지속되며 외식업계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전망치 83.12보다 아래인 76.04로 나타났다. 지수가 기준점(100)보다 낮으면 전망이 어둡다는 의미다. 지난 2분기는 75.60, 1분기는 79.28으로 줄곧 70포인트대다. aT는 “외식업의 경우 여전히 높은 체감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회복 지연과 코로나 19 이후 연말 회식 및 모임이 감소하면서 이전과 같은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문을 닫는 식당도 어느 때보다 많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 폐업률은 10.0%로, 전년 대비 1.2% 늘었다. 식당 10곳 중 1곳은 문을 닫은 셈이다.
핀테크 기업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81만8867개 중 폐업한 업체는 17만6258개, 폐업률은 21.52%에 달한다. 지난해 식당 5곳 중 1곳 이상이 문을 닫았단 의미다. 코로나19 팬데믹이던 2020년(9만6530개)보다 약 82.6% 늘었다. 오픈업 조사는 전년에 매출이 있던 업체가 1년간 매출이 없는 경우 폐업한 곳으로 분류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폐업률이 높게 집계된다.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감안해, 정부는 배달비 지원이란 유례없는 지원책까지 내놨다. 정부는 소상공인 전용 예산을 역대 최대인 5조900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구체적으로, 영세 소상공인을 위한 전기 요금 지원을 추가로 늘리고 배달비도 신규 지원한다. 정부와 은행이 협업해 신규 보증부 대출을 내년에는 올해보다 2조원 늘어난 14조원 규모로 공급하고, 대출 상환 부담을 덜어줄 전환보증 대출 규모도 2배 늘린 10조원을 공급한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소상공인의 구조적 어려움 해결과 함께 영세 소상공인을 소기업·중기업까지 성장시킬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2일 ‘민생경제점검 당정협의회’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구체적으로 △소상공인 한 곳당 배달·택배비 연간 30만원 지원 △소상공인의 디지털화와 스케일업 지원 △온누리상품권 역대 최대 규모인 5조5000억원 확대 △재취업·재창업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새출발 희망 프로젝트 △중기부의 희망리턴패키지 예산 2450억원으로 확대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