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회장 선출권 조합장에 있어 ‘눈치’”...내부 감사는 ‘무용지물’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이 개인적 이득을 위해 공금을 유용한 지역 단위 조합장에 대한 감사 요구를 지속적으로 묵과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노조 측은 개별 조합장들이 중앙회 회장 선출권을 가지고 있어, 중앙회 측이 이들 조합장에 대한 감사 의무를 소홀히 하거나 감사 이후에도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고 있다며 최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전국사무금융연맹 농·축협지부 노조원들은 29일 오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서산 축협에서 발생하고 있는 조합장 공금유용 및 비리를 중앙회 차원에서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이윤경 축협노조 위원장은 이날 “현재 서산 축협에서는 조합장 부인이 하나로 마트에서 개인 물품을 외상으로 구매한 뒤 조합 공금으로 이를 갚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공금유용 행위가 반복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조합 구성원들이 이에 대한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며 중앙회 측에 감사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중앙회는 이를 지속적으로 묵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문제는 이 같은 공금유용을 저지른 해당 조합장이 과거에도 카드깡 비리에 연루된 바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 있다.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조합장은 지난해 8월 카드깡으로 축협법인 카드에서 3년 여간 145회에 걸쳐 6180여만원을 빼내 당시 해당 조합에 상무로 근무중이던 남모씨와 나눠썼다가 적발된 인물이다. 그러나 사건 당시 농협중앙회는 기소유예된 조합장은 자리보전을 시켰고, 업무상횡령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남씨는 감봉 3개월 처분만을 내려 ‘봐주기’ 논란에 불씨를 지폈다.이후 축협 측은 해당 인물이 카드깡에 대해서는 이미 사법처리를 받은 만큼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같은 해 9월 15일 당시 상무였던 임씨를 전무로 승진시키기까지 했다.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3년이 넘는 기간 동안의 불법행위는 도덕성의 문제이자 명백한 범법행위인 만큼 해당 직원에 대한 직위해제가 필요하다고 지금까지 주장해 왔으나 해당 인물들은 지금까지 서산 축협에 남아 같은 문제를 반복하고 있다”며 중앙회 측이 지역 단위에 대한 관리 기능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