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본격적인 독감백신 접종기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속속 프리미엄 독감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SK케미칼이 4가 독감백신에 대한 임상승인을 받은 데 이어 이달 초 녹십자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허가를 승인받았다고 밝히면서 자존심을 건 기술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4가 독감백신이란 4가지 독감바이러스에 대한 예방효과를 가진 백신이다. 종전 3가 독감백신만으로도 충분한 면역력을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 바이러스 변이로 인한 대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늘어나며 4가 독감백신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말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의약품안전청(EMA),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은 4가 독감백신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지난 2월 SK케미칼은 세포배양 기술을 활용한 4가 독감백신 임상계획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세포배양기술은 동물세포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배양한 뒤 백신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현재 녹십자와 일양약품이 독감백신을 생산하고 있는 유정란 배양방식의 생산기간이 6개월에 달하는데 비해 비교적 짧은 3~4개월에 불과하고 유정란 확보가 필요없다.
또한 일부 환자들에서 발견되는 계란 알레르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생산방식이다. 하지만 유정란 배양방식은 60년 이상의 역사를 통해 안전성이 입증됐고 생산 단가 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미 3가 독감백신을 세포배양기술로 생산중인 SK케미칼이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인석 SK케미칼 사장은 “식약처의 ‘글로벌백신 제품화지원 민관 협의체’ 등 정부 유관 기관의 적극적 지원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 신속하게 임상시험에 진입하게 됐다”며 “백신을 활용한 사회 안전망 확보차원에서 독감 백신 자체 개발은 백신 주권과 직결된다”며 세포 배양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지난 1일 국내 독감백신시장의 70~80%를 차지하고 국제기가 입찰에서도 꾸준히 수주를 따내고 있는 녹십자가 4가 독감백신을 세포배양방식으로 임상 승인을 받고 경쟁에 나섰다.
녹십자는 4가 독감백신에 대한 세포배양방식과 올해안에 임상 3상을 착수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유정란 배양방식 모두를 개발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목표다.
SK케미칼과 녹십자 양사는 4가 독감백신을 통해 세계 전체 시장에서 4%수준에 불과한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에서 자리 잡겠다는 목표다.
녹십자 종합연구소 안동호 상무는 “녹십자의 4가 독감백신 개발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이라며 “4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독감백신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