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정미 기자] 아울렛을 놓고 신세계와 롯데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파주 아울렛 부지를 놓고 한바탕 신세계와 혈전을 버린 롯데가 보란 듯이 파주에 아울렛 오픈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주 지역은 지난해 3월 롯데와 신세계가 동일한 부지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곳이다. 당시 롯데가 부동산 개발업체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뒤늦게 끼어든 신세계에 파주 부지가 넘어갔다.
이 계약을 주도한 것은 정용진 부회장.정용진 부회장은 이어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롯데는 좋은 회사지만 의사결정 시스템에서는 신세계에 밀린다고 본다. 우리는 의사결정에서 우왕좌왕하지 않는다고”고 말했다.
이에 자존심을 구긴 롯데는 서울에서 신세계아울렛으로 향하는 모든 길목에 롯데 아울렛 설립을 추진하면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롯데는 경기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출판단지 내 상업단지의 부지를 낙찰 받았으며, 내년까지 이 부지에 아울렛을 짓겠다고 발표하는가 하면 신세계가 경기 여주에 운영 중인 아울렛 근처에도 아울렛을 짓기로 결정하고 부지를 물색 중이다.
이는 신세계 아울렛을 고사시키겠다는 롯데의 신동빈 부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008년 12월 문을 연 아울렛 김해점이 개점 1년 만에 매출 1700억 원을 달성하는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파주를 시작으로 앞으로 양사가 비슷한 곳에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연출되자 재계는 "국내에 아울렛이 선보인 이래 처음으로 동일 지역(파주)에서 유통 맞수가 맞붙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롯데는 올해 8월 대구 율하점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대구 봉무점, 부여점, 제주점, 파주점 등을 잇따라 오픈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롯데와 신세계의 자존심을 건 경쟁은 더욱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