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정부가 국제유가 하락 영향을 받는 공공요금에 한해 인상폭의 제한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탄가스 등 생활밀접 분야에 대한 담합 감시를 강화하고 지방공공요금의 공개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내용이 포함된 국제 유가 하락 체감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대책이 확정되면 오는 2월에 열리는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결정될 2015년 물가종합대책에 포함해 발표할 계획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유가 하락이 적기에 소비자가격에 반영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물가구조 개선 등의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소들은 유가 하락이 소비자 가격에 가능한 한 빨리 반영돼야 경기회복세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유가 하락으로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요금과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반영할 부문이 있는지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민간 기업의 가격 정책에 직접 개입할 수 없어 우선 공기업과 공공요금 관련 분야에서 유가 하락을 반영할 부문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초 국제유가 하락을 반영해 도시가스 요금을 평균 5.9% 내렸다.
정부는 업계의 누적적자 등으로 인상 요인이 있는 버스요금 등의 공공요금에 대해서도 유가 하락을 반영해 인상폭 제한을 유도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
현재 서울시와 인천시, 대구시 등은 지하철과 버스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지방 공공요금의 공개 범위를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226개 기초지자체로 확대해 지방 공공요금의 안정적 관리를 유도하기로 했다.
정부는 민간 부문에서도 원가에서 유가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에는 유가 하락분이 반영돼야 한다고 보고 이들 제품의 가격 인하 유도 방안을 찾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석유제품을 중간재로 사용하는 업체들의 담합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석유류 가격이 내려가도 중간재 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하지 않으면 최종 소비자 가격에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한 가격 담합 감시도 강화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정이나 캠핑용 연료로 사용되는 부탄가스 등 일부 생활 밀접 분야에서 담합 혐의를 찾아냈고 담합 감시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한 유통 구조 개선 대책도 개선해 보완할 방침이다.
석유와 관련해서는 알뜰주유소 등 석유 유통대책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단계적으로 시장기능을 확대해 시장의 경쟁을 구조화시킬 계획이다.
통신시장에서도 경쟁 촉진을 통해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가격조사, 원가분석 등 소비자단체의 역량을 강화해 합리적이지 않은 물가 인상에 대한 시장의 자율적 감시 기능을 높이는 대책도 계속해서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유류 가격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유류세 등 세금 인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는 물가가 내려가도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기 효과가 없어 소득 여건 개선과 일자리 확대 등 내수활성화 대책을 물가 안정 대책과 병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