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유통업계가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늘어나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내수 시장에서는 움츠러든 소비심리로 설 특수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춘제를 앞두고 요우커들이 벌써 밀려들면서 이번 설에는 ‘제2의 내수’로 불리는 요우커 특수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10, 11층에 있는 롯데면세점에는 지난 13일 물건을 사려는 요우커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롯데면세점은 작년 중국인 고객 매출(시내 면세점 기준) 비중이 70%에 육박했는데, 1인당 평균 구매 금액은 평균 70∼80만 원으로 내국인의 두 배에 이르렀다.롯데면세점은 올해 춘제 연휴에는 작년 춘제보다 중국인 매출이 150%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중국인 대상 경품 규모를 작년보다 2배로 키웠다.서울 신라면세점에서는 춘제를 일주일 가량 앞둔 지난 6∼12일 중국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정도 늘었다.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의 각 층 매장에도 중국인 방문이 부쩍 늘었다. 특히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 관광객이 평소보다 눈에 많이 띄었다.각층 에스컬레이터와 매장 앞에는 한국어 대신 중국말로 중국인을 위한 각종 할인·판촉행사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배치됐고, 안내데스크에는 붉은색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도우미들이 서 있어 마치 중국 시내의 백화점을 방불케 했다.
지난 6∼12일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의 중국인 매출(은련카드 매출 기준)은 전주보다 21% 늘었고,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3.1% 증가했다.롯데백화점은 중국인 고객 증가 추세에 맞춰 춘제 특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인 고객이 많은 본점·잠실점·부산본점은 연휴 기간 설 당일인 19일에만 문을 닫기로 했다. 다른 점포들의 경우에는 연휴 기간 이틀 쉰다.작년 춘제 기간 이들 세 개 점포는 중국인 방문객과 이들의 구매 금액이 평소보다 약 2.5배 증가했다. 백화점 측은 이번 연휴 요우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서는 지난 6∼11일 중국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7.5%나 늘었다. 작년 춘제 기간(1월 31일부터 2월 6일까지)에는 중국인 매출이 전년도보다 165.7% 증가했다. 올해에는 중국인 매출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백화점 측은 기대하고 있다.백화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도 춘제 특수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외국인 비중이 높은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는 지난 6∼12일 중국인 매출이 작년 춘제 연휴 전 같은 시점과 비교했을 때 40%나 늘었다.호텔을 비롯한 숙박업소에서도 춘제를 앞두고 중국인 예약이 늘고 있는데, 명동 인근 세종호텔에서는 춘제 기간(18∼23일) 중국인 예약이 작년보다 10% 증가하면서 전체의 25∼30%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춘제에는 방한하는 요우커가 12만6000명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계가 중국인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업계에 요우커들이 매출 부진을 타개할 중요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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