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정미 기자] 최근 워크아웃 사태를 맞아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는 금호타이어가 인력 1300여명 구조조정과 임금 20% 삭감을 골자로 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노조측에 제시했다.
2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노사는 전날 김종호 사장과 고광석 노조위원장, 양측 교섭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상견례를 갖고, '2010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개시했다.
사측은 이날 1차 본교섭에서 자구안으로 ▲해고 371명, 도급화 1006명(고용 보장) 등 인력구조 개선 ▲임금 20% 삭감과 3년간 임금 및 정기승호 동결 등 임금구조 개선 ▲적자 규격생산 중단 등 생산구조 개선 ▲유급 일·연월차 휴가 축소 ▲복리후생 축소 또는 중단 등을 노조측에 내놨다.
사측 관계자는 "비효율적 고비용 생산체계를 뜯어고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회사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김종호 사장은 "회사가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운영자금이 나올 수 있도록 채권단이 요구한 '구조조정 동의안'에 서명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 대표위원인 이충헌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은 50년이 넘은 금호타이어의 현 상황에 대해 "사측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뒤 "임단협을 통해 발전된 안이 나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노조측은 즉각적인 입장표명은 유보했으나 그동안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온 터라 내부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노조측은 "2008년 임단협에서 생산량 10% 증산에 합의하고 지난해부터 신규 채용없이 정년퇴직과 명예퇴직을 통한 자연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돼 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2일 광주와 곡성공장별로 확대 간부회의를 열어 회사측 요구안을 공유한 데 이어 3-4일에는 조합원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