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베스띠벨리’ 등 여성복 브랜드로 유명한 중견 패션기업 신원의 박성철 회장이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22일 신원 등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올해 1월 말 부터 이달 초까지 신원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 박 회장의 11억원 탈세 및 위법 사실을 확인하고 고발 조치했다.국세청은 또 박 회장이 회사를 운영할 수 있도록 박 회장에게 명의를 빌려준 혐의로 박 회장의 부인송씨와 회사 관계자 등에게 증여세 탈루 혐의로 190억원 가량의 추징금을 부과했다.박 회장은 1999년 워크아웃 당시 신원의 대주주 지위에서 물러났으나 이후 부인이 대주주인 광고대행사 티앤앰커뮤니케이션즈(이하 티앤엠)를 통해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신원의 경영권을 편법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신원이 워크아웃중이던 2001년 설립된 티앤엠은 2003년부터 워크아웃 졸업을 앞둔 신원의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 현재 신원의 1대주주로 회사 경영권을 보유 중이다.
티앤엠의 지분 현황은 1대 주주인 부인 송모씨 (26.6%) 외에도, 박 회장의 세 아들이 사내이사 등을 역임하며 각각 1% 가량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현재 국세청은 티앤엠을 박 회장이 편법으로 회사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만든 페이퍼컴퍼니로 판단하고 있다. 박회장은 이 과정에서 신원 지분 매입 과정에서 고의적인 조세 포탈을 하고, 가족과 지인 등의 명의로 주식을 보유해 증여세를 탈세한 혐의를 받고 있다.신원 관계자는 “박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대전케이블, 한밭케이블 등 지분가치가 홈쇼핑 활황으로 상승하면서 매입 자본을 마련했다”며 “기업 재정상태가 어려워져 적금 등 가족들의 사재를 털어 신원 지분을 매입했다”고 전했다.관계자는 또 “주식을 가족들 이름으로 취득할 경우 돌아올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부인 명의의 회사를 설립해 지분을 매입한 것 같다”며 “190억원 가량의 추징금은 10년 이상의 가산세와 중과세 때문에 액수가 증가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끝으로“이번 조사는 (주)신원과는 관계가 없으며, 회사는 이미 추징 세액이 2억원 미만으로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며 “회장 개인의 일일 뿐 회사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한편 검찰은 이번 조사와 관련 경영권을 편법으로 되찾는 과정에서 정·관계 등에 대한 금품 로비가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