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뱅크, 교육 프리미엄 감안 부동산 가격 변동 없을 듯
[매일일보=안미숙 기자] 강남 거주민이라는 프리미엄의 상당부분은 교육환경과 관련이 있다. 명문고가 다수 포진해 있고 유명학원 및 고액사설학원들이 즐비하다. 학교 전체 1~2등을 다투어야 갈 수 있는 최상위권 대학이 강남에서는 반에서 10등안에만 들어도 입학이 가능해진다. 맹모삼천지교의 대열에 끼고 싶어 하는 잠재적 강남 진입 수요는 이사철을 전통적 성수기인 봄, 가을에서 한여름, 한겨울로 바꾸어 놓았으며 강남의 건축 된지 20년이 넘는 아파트가 다른 지역 신규 아파트 평당가 보다 2배가 넘는 기현상을 가능케 했다.
강남 대체 목적으로 개발되는 판교 신도시에 외국어고, 자립형 사립고뿐만 아니라 강남에 버금가는 대형 학원단지를 만평규모로 유치해 학원단지 조성을 시도했던 것도 강남 프리미엄의 핵심이 우수 학군 및 사설학원에 있음을 인정한 일례로 볼 수 있다.
이렇듯 부동산 가격 변동의 진원지로 거론되는 강남의 아파트 가격의 상당부분이 교육 프리미엄 부분임을 감안하면 정부의 교육정책 변화가 부동산 가격 변동에도 크게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2002년 1월부터 2년간 강남구의 매매가 및 전세가를 서울시 전체 매매가 및 전세가와 비교해 본 바에 따르면 학군 수요에 따른 이사철인 신학기 시작과 방학철에 매매가와 전세가가 크게 상승하였음을 볼 수 있었다. 2004년도와 2005년도는 부동산 정책의 격변기로 학군 보다는 정책에 따른 변화가 심한 시기 이므로 제외했다.
표를 보면 대체적인 그래프 곡선형태는 비슷하지만 방학철과 신학기 시작에 맞추어 서울전체 변동률에 비해 강남구 변동률의 높은 움직임들을 볼 수 있다.
특히 2002년11월부터 2003년2월까지를 비교해 보면 서울시 전체 아파트 매매가는 보합세를 보인데 비해 강남구는 1.31%의 진폭을 보이며 방학기간중 상승한 것을 볼 수 있으며 2003년 10.29 대책 발표시점 이후에도 12월중 하락세를 유지하는 서울 전체 변동률에 비해 방학철에 접어드는 여파로 반짝 상승하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부터 내세운 공교육 정상화는 예전 대입수학능력시험 위주의 학원 중심에서 내신위주 공교육 부활에 의미가 있다. 2004년도 확정되어 2008년도 시행 예정인 교육부 대입개편안은 사교육비 절감 및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여러가지 안을 담고 있는데 교육방송 강의 내용 수능출제 방침까지 발표 되면서 부동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예견됐다.
지금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수험생들이 그 첫 대상으로 올해가 수험 가시권안에 이미 들어 있단 얘기다. 2008년도 입시제도의 주요 내용은 학생부 강화, 수능성적 등급화, 특목고 특별전형, 지역균형 선발 확대, 수시 비중의 확대 등이다.
먼저 학생부 성적표기 방법이 기존 수, 우, 미, 양, 가 평가방식에서 원점수 표기제로, 석차/재적수 표기에서 석차등급(9등급)제로 바뀌었다. 전체석차표기가 등급제로 변화함으로 인해 등급간 점수차가 미약 해졌다고 볼 수 있는데 교육부는 여전히 고교등급제 불가 방침을 유지하고 있어 실제로 대학에서는 학생부상 성적을 곧이곧대로 반영하기 힘든 상황이다. 내신의 중요성이 크게 떨어졌단 얘기다.
수능성적도 석차나 표준점수에 의해 공개되지 않고 등급으로만 제공된다. 수능은 같은 등급의 간극이 커서 일정 등급에 들어가는 것 이외에 한 점이라도 더 맞아야 될 유인성이 현격히 떨어졌다.
한등급을 올리기 위해서 들이는 노력이 재수를 결심한다 하더라도 보장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체 4%까지는 누가 1등이든 상관없이 같은 등급으로 평가 된다는 점에서 수능점수로 인한 변별력은 많이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각 대학도 수능등급을 지원자격 정도로만 활용할 생각이고 논술과 구술을 더욱 강화하는 안들을 내놓고 있다.
동일계열 진학 촉진을 위해서 특목고 특별전형도 실시한다. 특목고의 특례입학이 늘어나면서 특목고 진학이 곧 명문대 입학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어 특목고 진학 열풍이 더욱 드세질 예정이다.
바뀐 입시방식은 수험생들에게 논술의 부담을 크게 증가 시켰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우려에 대해 교육부는 “대학이 사고력과 창조력을 논술로 평가할 수 있다면 이를 말릴 순 없다. 단 본고사형 논술이 되지 못하도록 최대한의 행정력을 발휘하겠다”라는 입장이다. 본고사형으로 흐를 수 있는 점이 충분히 예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강남 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앞으로 상위 우수학생들의 경우 내신이나 수능의 비중은 줄고 본고사 준비 위주로 입시가 변화 될 예정이어서 지역적으로 학원 인프라가 잘 갖춰진 강남,목동, 상계 주변지역으로 몰리지 않겠느냐”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공교육 정상화가 실효성을 가질 경우 부동산 시장 과열요소 중 중요 축에 해당했던 교육프리미엄 작용 부분을 시장에서 해소 시킨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시장 반응은 벌써 학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느낌이다. 사설학원들이 가장 크게 타격을 입었던 교육방송 내용 출제 방침 발표도 수능성적 반영이 등급제로 바뀌고 자격화 되면서 시들해졌다.
2008년도 입시제도 개편안 발표당시 “강남의 학군프리미엄도 끝났다. 이제 강북으로 이사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조용하다. 내신 위주의 교육개편안에 따르더라도 석차 1등과 90등간 내신점수차는 2~3등급간 점수차로 크게 줄어든 데다 예상대로 각 대학들이 내신보다는 본고사 형식의 논술이나 면접에 가중치를 두게 된다면 강남의 학군프리미엄은 여전할 전망이다.
좀 바뀌는 점이 있다면 전통적 유명학원가인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투톱체제에서 점점 국지적인 확산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인데, 신생 유명학원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노원구 중계, 상계동 지역과 서초구 반포동, 안양 평촌, 분당 이매 등이 논술, 면접 환경하에서 소위 교육프리미엄이 생겨나는 신생 지역들이라 할 수 있겠다. 현재 아파트 가격은 학군선호도와 일치하는 면이 크기 때문에 신생 학군지역들의 경우 향후 아파트 가격 상승여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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