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IG부터 하나·외환까지, 금융권 ‘통합 열풍’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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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IG부터 하나·외환까지, 금융권 ‘통합 열풍’의 빛과 그림자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5.07.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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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다각화에 영업망 확대 기대...지분확보·갈등 봉합은 과제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합병을 통한 금융사들의 시너지 창출 노력이 분주하게 이어지고 있다.

LIG손해보험 인수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수익성을 높이려는 KB금융과 통합을 통해 실적을 정상화하고,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하나금융의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화학적 통합을 위한 각종 과제 완료와 추가 지분확보 등의 작업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기대한 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13일 외환은행 노조와 두 은행의 합병 원칙에 대해 전격 합의했다. 지난해 7월 외환은행 노조가 참여하는 통합 논의가 시작된 이후 1년 만에 본격적인 통합 절차을 밟게 된 셈이다. 인수자 측인 하나금융은 이르면 9월 1일, 늦어도 10월 1일까지 통합은행을 출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이 이처럼 통합을 서두르는 이유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하나은행은 지금까지 개인금융이나 PB상품이 특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반면 외환은행은 기업여신이나 외환금융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통합 이후 자산규모 역시 3월말 기준 329조8000억원 수준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이는 업계 2위보다 17조5000억원 큰 규모로, 이른바 ‘메가뱅크’의 탄생을 목전에 두고 있는 셈이다.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은행업에서 이는 중요한 이점이 된다. 무엇보다 통합작업으로 IT, 신용카드 부문의 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제도 여전히 산적해 있다.

우선 전산 시스템 통합의 경우 일단 연내 마무리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두 은행간의 임금 격차 문제와 조직 문화 차이 문제 역시 장기간 풀어나가야 할 숙제거리가 될 전망이다.

단순히 문화 차이를 넘어서, 그간 조기통합을 두고 의견을 달리하며 각을 세워온 전력 역시 조직 통합에 작은 걸림돌로 남을 수 있다.

무엇보다 통합을 성사시키기 위해 제시했던 약속들이 제대로 지켜질지 여부는 이후의 화학적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는데 필수 요소로 꼽히고 있다. 이른바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KB금융의 경우 이보다 한 발 먼저 LIG손보 인수를 마무리하고 지난달 24일 KB손보를 출범시켰다. 이로써 KB금융은 손보사를 포함해 총 12개 금융 계열사를 거느린 국내 최대 종합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실제 KB금융은 KB손보를 공식 편입하면서 총자산이 421조원에서 447조원으로 상승해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큰 몸집을 가지게 됐다. 이는 올 1분기 기준 금융지주 회사 중 가장 많은 자산으로 2위와는 29조원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단순히 몸집만 커진 것은 아니다. KB금융은 이번 인수가 정상적으로 완료되면서 타 금융지주는 없는 ‘손해보험’을 거느리게 된 만큼 숙원사업이었던 비은행부문 강화를 통한 사업다각화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은 KB손해보험과의 시너지를 통해 비은행 부분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며, 특히 보험 부문을 크게 강화함으로써 은행과 카드를 중심으로 한 기존 사업영역을 다각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KB금융 측은 LIG손보 인수를 통해 KB금융의 전체자산 중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75%에서 71%로, 당기순이익 비중은 70%에서 64%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취급 상품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이번 인수로 KB금융은 예금, 펀드, 신탁, 방카 등 전통적 금융상품 외에도 해상·화재, 자동차 및 건강보험 영역의 상품군이 추가되어 사실상 모든 금융상품 취급이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는 남아있다.

일단 KB금융은 금융지주회사법의 자회사 지분 의무 보유한도를 채우기 위해 LIG손보의 자사주를 30% 이상 확보하려면 앞으로 추가적으로 10.53%의 지분을 더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LIG손보 인수를 위해 이미 82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들인데다가 향후 KDB대우증권 인수 등을 위해서는 자금동원력을 높여야 하는 상황인 만큼 자사주 매입 시기와 가격 결정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무조건 저가 매입을 했다간 주주반발과 기업가치 하락 등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임금 인상률, 매각 위로금, 구조조정, 임금피크제 실시 등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LIG손보 노동조합과의 마찰도 작은 불씨로 남아있다.

노조 관계자는 “매각 위로금은 법적인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업계 관행적으로 그간 대부분 지급해 왔다”며 “끝까지 위로금 요구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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