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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전격적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했다. 이번 조치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향후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혼재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앞서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재정·통화 정책을 단행한 바 있다. 여기에 환율정책까지 실시한 것은 그만큼 중국 경기 상황이 안좋다는 방증이다.이 때문에 중국 수출이 많은 한국으로서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성공해 경기가 반등하면 한국의 수출은 증가해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중국이 전격적으로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단행한 배경에는 중국의 경기 불안이 잠복해 있다.중국의 7월 제조업 지표는 부진했다. 수출 여건이 악화하고 생산자물가 하락 폭이 확대되는 등 지표상으로 경기 둔화의 경고음이 커졌다.금리인하를 앞세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까지 사용했지만 기대했던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환율전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부담감에도 위안화 절하를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경제정책 당국의 한 관계자는 “중국 경제가 위안화 가치를 낮춰 부진한 수출을 띄워야할 만큼 경제가 안 좋다는 것은 일단 우리 경제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하지만 위안화 평가 절하는 신흥국 통화 약세로 이어지고 한국의 원화도 동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실제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가 이뤄진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79.1원으로 마감해 전일 종가보다 15.9원 급등했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2012년 6월 5일(종가 1180.1원) 이후 3년2개월여 만으로 가장 높은 것이다.외환시장 관계자는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이머징 국가의 환율도 따라 움직일 것이고 원화도 위안화 가치와 동조해 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원화가 절하되면 한국의 수출 가격 경쟁력은 높아진다. 여기에 중국의 경기가 정상적인 회복 궤도에 오르면 중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도 늘어날 수 있다.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추가 절하 여부가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위안화 절하에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혼재한다”고 말했다.하지만 한국과 중국의 수출상품 경합도가 커져 위안화 평가절하가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과거 중국의 제품 경쟁력은 한국에 뒤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과 경합하는 중국 제품들이 늘어났다.일본시장에 이어 미국시장에서도 한국과 중국 제품의 수출 경합도가 높아지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추가적인 위안화 절하는 수출 시장에서 중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우리 상품을 밀어내는 무기로 작용할 수 있다.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상당히 올라 한국 제품과의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위안화 절하가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