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백중현 기자]“게임에 중독돼 학업에 소홀할 수 있고 유해한 어플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교내 스마트폰 사용에 반대합니다.”“지식 정보화 시대에 빠르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장점을 학습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25일 서울시 금천구의회 본회의장에서는 금천구 고등학생들의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이 날의 토론 주제는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 제한에 대한 찬반으로, 학생들은 금천구의회 청소년 모의의회에 상정된 ‘관내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 제한에 관한 조례안’을 심의하기 위해 각자의 생각을 솔직하고 기탄없이 표현한 것이다. 과연 심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이날 청소년 모의의회에 참석한 20명의 청소년들은 금천구 관내 5개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로, 지방의회와 구의원의 역할에 대해 배우고 회의 진행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금천구의회를 방문했다. 모의 의회에 앞서 현직 구의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진 후 학생들은 각자 역할을 정해 본격적으로 모의 의회를 시작했다.회의는 의장 역할을 맡은 독산고 박재성 청소년의원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개회사에서 박의장은 청소년 의원들이 솔선해 청소년이 행복한 금천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어 세 명의 청소년 의원들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자신들의 생각을 동료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문일고 안태현 의원은 대학 진학이나 취업 등에 필요한 이력서에 키, 몸무게 등 불필요한 정보를 기입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 발언했다. 공정하게 지원자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평가자에게 편견을 심어줄 수 있는 불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줄여야 하며, 평가 후에는 이력서 등을 지원자에게 돌려줘 한다고 주장했다.두 번째 발언자로 나선 금천고 박정집 의원은 청소년을 위한 문화 공간 확충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박의원은 모둠 수행평가 등 청소년의 학교 밖 모임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천구 내에 청소년이 모일만한 문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를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마지막으로 발언한 금천고 이유림 의원은 진로상담선생님 확충 등의 문제에 대해 발언했다. 또한 진로탐색을 위한 체험과 동아리 활동의 활성화 및 구체화, 졸업한 선배와의 멘토링 추진 등 주로 청소년의 진로 문제와 관련한 발언을 했다.5분 자유발언에 이어 ‘관내 학교내 스마트폰 사용 제한에 대한 조례안’이 상정됐다. 조례안의 발의자인 박정집 청소년 의원은 제안 설명을 통해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중독 현상으로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주장했다. 열띤 찬반 토론 후 표결에서는 찬성 5표, 반대 12표가 나와 조례안은 부결됐으며, 조례안 심사를 마지막으로 이날 모의의회 일정은 모두 마무리 됐다.모의 의회를 마친 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 학생은 “구의회에 대해 잘 몰랐는데, 직접 모의 의회에 참가해 보니 우리 지역을 위해 꼭 필요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의회에서 하는 일에 대해 좀 더 공부해보고 싶다.”라고 답했다.정병재 금천구의회 의장은 “이번 모의의회를 통해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이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매우 기쁘다. 학업에 충실하면서 우리 금천구에도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라고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