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서호원 기자] 올해 하반기 들어 일본이 빠른 속도로 한국채권 보유액을 늘려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한국 채권시장에서 일본의 상장채권 보유액은 1조3270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169.2% 증가했다.
일본의 상장채권 보유액 증가율은 한국 채권시장 투자 외국인 중 1위다. 다만 외국인투자자중 일본의 상장채권 보유비중은 여전히 1.3%에 불과하다.
일본은 지난 8월 8140억원 어치를 사들인 데 이어 9월 80억원, 10월 940억원을 순투자했다.
지난 2013년말 한국채권 보유액이 5130억원, 작년말에는 4930억원에 불과하던 일본이 올들어 작년 말의 2.7배 수준으로 보유액을 늘린 것이다.
일본이 한국채권시장에서 8월처럼 1000억원대 이상을 순투자한 것은 2010년 4월 1660억원 어치를 사들인 뒤 5년여 만에 처음이다.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채권을 사들이는 주체를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GPIF)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GPIF는 지난달부터 고금리의 해외채권에 대한 투자를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GPIF는 투기등급으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BB 이하 채권에서 5%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현재 GPIF의 해외채권 투자비중 목표치는 15%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일본의 기관투자자들이 한국의 고령화가 일본처럼 급속도로 진전될 것으로 보고 원화채권 매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채권투자수익률은 지난 20년간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60%에 달했다. 이 나라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비율이 올해 26.59%에 달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13%인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2020년 15.7%, 2030년 24.3%를 거쳐 2040년에는 32.3%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 소비가 줄고, 디플레이션 압박이 커지면서 채권투자는 늘어나기 때문에 채권금리가 지속적으로 내려간다는 게 일본의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