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비 3조2천67억원 증가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지난달 주요 대형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3조원 넘게 증가했다.지난 2월 시행된 정부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 후 주택담보대출이 예년에 견줘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이사철이 본격화한 지난달 다시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9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은행 등 6대은행의 4월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인 3월말 잔액(353조3889억원)보다 3조2067억원 증가한 356조5956억원으로 집계됐다.4월 증가액은 지난해 같은 달(6조8282억원) 대출액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 3~4월에는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됐다.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를 적용받거나 또는 원금을 상환하지 않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의 원리금 균등분할상환 대출로 바꾸는 정책상품이다.연 2.6%대로 금리가 낮은 데다가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돼 인기가 높았다. 작년 1,2차에 걸쳐 전 은행권에서 약 31조원이 발생했다.은행권은 작년 4월부터 안심전환대출 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넘기는 유동화작업을 진행했다.
안심전환대출 특수가 발생했던 지난해를 제외하고 예년과 비교하면 올해 4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010년 이후 최대 규모다.지난 2014년(2조2685억원)과 2011년(2조2676억원)에는 2조2000억원대로 올해보다 1조원가량 적었다.나머지 2010년(1조586억원), 2012년(1조485억원), 2013년(9962억원)의 대출 증가액은 2조원이 채 되지 않았다.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주요 이유는 비수도권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시행을 앞두고 소득심사가 깐깐해지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지방 대출자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거래량과 신규 아파트 공급량이 늘어난 점도 대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은 8594건으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됐던 2월(4943건)에 견줘 1.7배 가까이 늘었다.올해 들어서는 3월(7079건)을 능가한 최대 규모다. 4월 아파트 공급물량도 아직 공식집계는 되지 않았으나 5만건이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이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방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에 앞서 대출을 당겨 받은 실수요자가 있을 수 있고, 분기 말에 통상 여신을 줄였다가 분기 초에 늘리는 은행권의 관행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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