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서온 기자] 지난 20대 총선 공약으로 최대 이슈가 됐던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일자리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면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

한국경제연구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정치권의 최저임금 인상 경쟁과 그 폐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의 심대한 감소를 초래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교수는 현재 최저임금인 6030원과 정치권의 공약인 1만원 사이 임금을 받는 618만명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과 노동수요의 탄력성을 분석한 발제문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면 24만1000명에서 50만6000명의 고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새누리당은 2020년까지 8000∼90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을 걸었다.

박 교수는 또 한국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과 경제성장률 간의 관계를 분석해 봤을 때 “최저임금 비율이 높을수록 경제성장률이 낮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저임금 미만 근로자의 상당수가 영세사업장에 있고 노동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청년·고령층인 상황이라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토론에 참석한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장 역시 “최저임금제는 직업을 찾는 사람들에게 일정 임금 이하로는 고용될 수 없도록 고용 기회를 박탈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최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해 업장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의 경우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한다면 막대한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최저임금 지불 사업장의 68%는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으로 최저임금 소득자와 별반 다르지 않은 취약계층”이라며 “최저임금 책정 과정에 소상공인의 입장도 반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정치권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포퓰리즘성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며 “선의에서 시작한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일자리를 없애는 부작용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자료 입수가 가능한 24개국 중에서 독일, 덴마크,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웨덴 등 9개국은 최저임금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