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비즈]
"어려워진 사업은 조급해하지 말고 경영진을 중심으로 가장 중요한 일에 조직 전체의 힘을 모아야 한다." (구본무 LG 회장)
최근 '위기설'에 휩싸인 LG전자를 구하기 위해 그룹 최고경영진들이 일제히 소매를 걷었다. 구본무 LG 회장과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6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인정했다. 동시에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며 임직원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구본무, 남용 "긍정의 힘 모으자" 한목소리
구본무 LG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LG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7월 임원세미나에서 "올해 상반기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경우도 있고, 어려움을 겪는 분야도 있다"고 했다.
이어 "어려워진 사업에 있어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리더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며 "위축되거나 조급해하지 말고 경영진을 중심으로 가장 중요한 일에 조직 전체의 힘을 모아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용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서 해외 주재 그룹장 300여 명과 간담회를 갖고, "지금의 어려움은 긍정의 힘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이기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긍정의 힘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정면돌파 의지 보인 것"
같은날 LG그룹의 '간판'이랄 수 있는 두 경영자가 한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정면돌파의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LG그룹의 간판 계열사인 LG전자는 최근 끊임없이 위기설에 시달렸다. 주가는 연일 곤두박질쳤고, 2분기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보다 더한 악재는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관련업계의 혹평이었다.
LG전자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언론보도를 통해 나오는 위기설 때문에 내부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일종의 패배의식이 자리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관련업계는 구 회장과 남 부회장이 최고경영자로서 이 같은 분위기를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해 임직원들에게 일종의 영혼을 불어넣는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남용 부회장은 스마트폰과 TV 등 최근 위기설의 중심에 있던 부문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이날 최고경영자들의 발언에 대해 "단기성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제대로 준비해 본질적인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