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2010년 7월 수출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9.6% 증가한 413억5800만 달러,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28.9% 증가한 356억8400만 달러, 무역수지는 56억74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7월 수출, 예상밖 선전한 이유는?
7월 무역수지는 당초 극심한 내림세가 예상됐지만 올해 두 번째로 높은 흑자액(56.7억 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40억 달러 미만의 흑자를 예상한 시장전망치를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지난달 수출품목 가운데 반도체는 상반기에 이어 수출시장을 주도했다. 주력분야인 D램 단가 상승 및 메모리시장 확대에 따른 수출규모 증가로 전년 동월 대비 70.6%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동차는 해외생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시장 수요가 회복되고, 중동과 중남미 등 신흥국시장 판매 등이 확대되면서 49.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동차부품 역시 중국·인도 등 해외에서의 자동차 현지생산이 크게 늘면서 해외생산공장에 대한 부품공급 확대로 55.9%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발주량이 감소했던 선박 수출도 해운시장이 점차 회복됨에 따라 기존 수주선박의 순조로운 인도가 이뤄지면서 높은 수출증가세(37.3%)를 유지했다.
그밖에 자동차부품(55.9%), 가전(43.5%), 철강(35.4%), 일반기계(31.8%), 액정디바이스(29.8%), 섬유류(17.6%), 석유제품(17.7%)도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7월 지역별 수출은 대(對)개도국 시장이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유지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경기회복세가 더딘 선진국 시장에서도 높은 수요를 보이면서 수출증가세를 뒷받침했다.
실제로 지난달 대(對)선진국 수출이 차지한 비중은 전년 동월 대비 35.9% 증가한 28.7%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수출시장 가운데 대(對)EU 수출이 가장 높은 증가율(56.9%)을 기록한 점도 눈에 띈다. 물론 우리나라 수출시장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하반기 수출시장의 주요 악재로 꼽힌 남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이 생각보다 미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U시장에서는 선박(266.7%), 반도체(136.4%), 자동차부품(108.9%) 등의 수출품목들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EU에 이어 미국이 전년 동월 대비 49.3% 증가한 것을 비롯해 일본도 36.0%의 증가율로 비교적 높은 실적을 나타냈다.
미국 시장에서는 자동차부품(126.5%), 석유제품(103.6%), 반도체(74.1%), 자동차(58.2%)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고, 일본에서는 철강제품(73.6%), 석유제품(71.6%), 농수산물(27.4%), 반도체(23.7%) 등 대부분의 품목이 증가했다.
지난달 대(對)개도국 수출비중 역시 71.3%로 전년 동월 대비 35.5% 상승했다. 특히 대만(44.3%)과 중국(36.8%)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아세안(ASEAN)은 13.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 수출시장은 주로 반도체(117.6%), 석유제품(61.1%), 액정디바이스(40.2%) 등의 품목들이 전년 동월에 비해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수출입 증가세 '주춤', 하반기 흑자규모 약화될까?
하반기 세계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상반기 보다 상승세가 한껏 약화되면서 수출시장에 대한 우려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 심화, 중국 출구전략 등은 하반기 수출입회복 속도를 후퇴시킬 잠재적인 악재로 여전히 유효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수출 증가세는 올해 가장 낮은 증가율(29.6%)을 기록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일평균수출액 역시 5월(18.2억 달러)과 6월(18.2억 달러)보다 떨어진 16.9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7월 조업일수가 전년동월 대비 0.5일 감소하고, 7~8월 일평균 수출액이 전월 보다 감소하는 계절적 특성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지난달 올해초 정부 목표치인 200억 달러 이상의 무역수지 흑자를 무난히 달성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수출증가율이 20%대로 떨어지고 일평균수출액이 크게 낮아진 점은 수출시장의 불안요인으로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가장 큰 수출시장은 중국이 연초 과열을 우려할만큼 높은 성장률과 물가상승을 우려하며 긴축정책을 통한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성장둔화가 내수시장 수요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수출시장도 빨간불이 켜졌다.
또 세계 경제가 상반기 4% 이상의 높은 성장률에서 하반기 3%대로 성장세가 떨어지면서 해외시장의 소비심리가 악화될 경우, 세계교역량 감소로 인한 수출증가세 약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상반기 수출시장에서 선전한 반도체, 자동차, 선박, 디스플레이 등의 내구재는 소비특성상 경기상황에 따라 수요의 변동폭이 크다는 점도 하반기 수출전망을 어둡게 한다.
김종수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30~40%대를 나타냈던 일평균 수출액의 증가율이 20%대로 떨어진 것은 수출회복세가 조금씩 약화되고 있음을 추측케한다"며 "최근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만큼 수출증가율 둔화 및 일평균 수출액의 부진 등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우려했다.
LG경제연구원 역시 "선진국의 성장세 둔화로 현재 호조를 보이고 있는 대선진국 수출이 하반기에는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유럽경기 둔화와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유럽지역에 대한 수출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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