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 비판 달래기···이사에 '주주 충실 의무' 부여 핵심
정부·여당 반대 기류···李 "공정한 경영이익 분배 왜 반대하나"
정부·여당 반대 기류···李 "공정한 경영이익 분배 왜 반대하나"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정부·여당이 주장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동참하며 "원칙을 저버렸다"는 범진보 및 야권 내 비판에 직면한 더불어민주당이 상법 개정 추진을 통해 '달래기'에 나선다. 현행 상법은 이사의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만 규정했을 뿐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는 없는데, 이를 손봐 소액주주를 보호하고 주식시장 '벨류업'을 이끌겠다는 의도다. 다만 정부·여당과 경영계는 '소송 남발'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어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본시장의 생명은 공정성인데, 누군가 부정거래를 하면 대다수 참여자들은 손해를 보게 될 뿐만 아니라 투자를 기피하게 된다"며 "물적 분할 등을 통해 알맹이를 빼먹는 부당거래가 현행 법률상 허용되기 때문에 이런 행위를 할 수 없도록 이번 정기국회 안에 반드시 상법을 개정해서 지배주주의 지배권 남용을 막고, 주식시장이 정상화되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배주주의 사익 편취행위로 일반주주가 피해를 보는 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현행 상법은 '이사는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고만 명시했을 뿐,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기업이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나머지 주주의 이익을 희생시켜도 회사만 손해가 없다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처럼 상법 개정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최근 이 대표가 금투세 폐지에 동조한 것과 무관치 않다.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금투세의 폐지 결정에 다른 야당과 시민사회는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대표가 표를 의식해 원칙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그동안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경영계의 반대로 지지부진했던 소액주주에 대한 보호조치 방안을 추진하면서 부정 여론을 잠재우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민주당은 상법 개정에 속도를 내기 위해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이날 1차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 참석한 박찬대 원내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겪고 있는데 정부는 주식시장 구조적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도, 시행하지도 않고 있다"며 "민주당은 상법 개정안을 포함한 증시 선진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려고 한다. 국민의힘도 딴지 말고 적극 협조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