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바이오시밀러시장 공략 박차 가해
[매일일보 홍승우 기자] 2017년 새해가 밝으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국내 제약사들은 지난해 R&D 투자를 대폭 늘리며 신약 개발에 대해 박차를 가했고,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파이프라인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주요 3대 제약사들의 2017년 글로벌 공략 방침에 대해 다뤘다.◇ ‘다사다난’ 한미약품, 신약개발 역량 집중우선 지난해 제약업계에서 가장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던 제약사는 바로 한미약품[128940]이다.다국적 제약사들과 잇달아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며, 이른바 ‘잭팟’을 터뜨렸던 한미약품은 지난해 9월 30일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된 바 있다.전날 29일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회사 ‘제넨텍’과의 1조원대 항암제 기술수출을 공시한 지 하루만이었다.당시 회사 측 일부 관계자들이 손익 보전을 위해 공시를 하루 발표했다는 ‘늑장공시’ 의혹까지 발생하면서 한미약품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또 일부 임직원들운 악재성 정보를 공시 전에 미리 입수·유출해 약 33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검찰 조사까지 받은 상태며, 이중 17명은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더불어 한미약품의 폐암 치료제 ‘올무티닙’ 임상시험 중 환자가 사망한 사건까지 터지기도 했다. 해당 약물 투약 환자 중 2명이 중증피부 이상반응인 독성 표피괴 사용해(TEN)와 스티븐스존스증후군(SJS)으로 사망한 것이다. 한미약품은 이때 또다시 ‘늑장’ 조치했다는 의혹도 받았다.이후에도 한미약품은 지난해 12월 다국적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한 신약 임상환자 모집이 일시적으로 중단됐고, 같은달 29일에는 사노피와의 계약이 수정되면서 2500억원을 반환하는 등 잇따른 악재가 겹치기도 했다.이에 한미약품은 2017년 신뢰받는 제약기업을 목표로 신약개발 난관을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한미약품은 “미숙하고 부족했던 2016년을 깊이 반성하며, 새해에는 더욱 신뢰받고 사랑받는 제약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지난달 30일 한미약품은 R&D 노력에 병행돼야 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책임에 소홀했다며, 라이선스 계약 성사 이후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창출되는 마일스톤 계약의 의미와 리스크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한미약품은 “2017년 세계 수준에 어울리는 기준을 갖추고 글로벌 신약 창출을 앞당겨 실현하겠다”며 “신약개발에 집중해 상업화 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막판에 ‘삐끗’한 유한양행 “문제없다”
그동안 R&D 투자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있었던 유한양행[000100]은 최근 R&D 비용을 과감히 확대하면서 2017년 글로벌 제약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이정희 대표는 지난 2015년 취임사를 통해 “지속적인 R&D 투자로 신약 및 핵심기술을 개발하겠다”며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 글로벌 기업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실제로 이 대표 취임 이후 유한양행은 지난해 상반기 R&D에 401억원 규모로 투자를 늘리기도 했다.다만 지난해 말 유한양행은 중국 제약회사 ‘뤄신’과 기술이전 계약 해지로 아쉬움을 남겼다. 유한양행은 뤄신과 지난해 7월 28일 계약금, 단계별 마일스톤을 포함한 총 1억2000만 달러 규모로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YH25448’ 기술수출 및 공동개발에 합의한 바 있다.하지만 지난달 28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세부계약사항 합의를 앞두고 뤄신은 불성실한 태도로 협상에 임하고, ‘YH25448’ 기술관련자료 요구 등 일방적인 사항만 주장하는 등 계약조건 최종합의를 지체했다.이에 유한양행은 최종시한을 명시하고 확답이 없을 시 법적 책임 및 계약해지 원인이 뤄신에 있다고 통지했다. 유한양행의 통지에도 불구하고 뤄신은 끝내 계약이행에 대한 의사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유한양행은 이번 계약 해지가 약효 문제 원인이 아닌 만큼 내년 하반기 이후 임상 1상 결과로 ‘YH25448’의 글로벌 기술수출을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 ‘태풍의 눈’ 셀트리온내년 글로벌 제약사들의 새로운 ‘전쟁터’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국내 제약사 셀트리온[068270]의 활약이 기대된다.셀트리온은 내년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통해 북미·유럽 시장 안착을 목표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 오리지널약 ‘레미케이드’는 셀트리온 ‘램시마’에 밀려 매출이 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더불어 국제투자분석업체 ‘번슈타인’은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내년 말까지 유럽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할 것으로 봤다.특히 지난 2000년 셀트리온을 창업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957년생 ‘닭띠 CEO’로 업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2017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서 회장은 회사 경영을 기우성·김형기 사장에게 맡기고 신약개발에 집중하기로 한 만큼 신약개발을 통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자리매김 속도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지난 한해에만 4660억원을 판매한 것으로 예상되는 셀트리온은 내년 유럽시장에 혈액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트록시마’ 출시를 통해 2조4000억원 규모의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 10%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해당 점유율만 성공해도 약 2400억원의 판매효과가 기대돼 내년 셀트리온 실적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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