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아량 기자] 제약업계가 새해벽두부터 이어진 압수수색으로 신년사에서 밝힌 변화와 쇄신이라는 약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2일 오후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 소재 휴온스 본사를 압수수색한 후 3일 오전에도 LG생명과학 광화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5시간여동안 휴온스 본사를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웨어와 거래 장부 등을 확보했으며, LG생명과학 광화문 본사에는 수사관 20여명을 파견했다.
이는 두 제약사가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에게 약가와 관련, 로비를 시도했다는 제보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여부를 결정하는 조직으로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압수수색했다.
또한 휴온스는 불법 의약품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부산 병원과 의약품 처방을 대가로 금품이 오고간 정황이 집중 조사될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약가로비와 불법 리베이트 의혹에 따른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업계의 계속되는 불법 리베이트 등으로 국회는 2010년 리베이트를 준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를 처벌하는 쌍벌제, 2014년 금액과 상관없이 5년 이내 3회 적발 시 투출하는 투아웃제, 2016년 리베이트 수수한 대상자에 긴급체포가 가능해지도록 형량을 높인 리베이트 처벌 강화법 등을 통과시켜왔다.
업계에서도 한국제약협회 소속 회원사를 중심으로 리베이트 근절 등 윤리 경영을 위한 변화의 목소리를 줄곧 내왔다.
지난해 4월 열린 한국제약협회 제3차 이사회에서 이행명 이사장은 “불법 리베이트 근절, 윤리경영 확립의 굳은 결의를 깊이 통찰해 실천으로 옮기는 당당한 제약산업의 길로 전진해 나가자”며 협회 회원사들에게 호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노바티스, 유유제약, 유영제약 등 주요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사건이 불거지면서 쇄신 목소리는 묻혀버렸다.
업계 일각에서조차 새해 벽두부터 이어진 검찰의 압수수색 등으로 변화와 쇄신이라는 업계의 새해 다짐이 무색해졌다며 자조가 나오고 있다.